전자3사, 97년도 매출목표 달성 총력전

몇 년 전부터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대전환을 시도하면서 매출확대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으려 했던 전자3사가 올해에는 다시 매출목표 달성에 총력전을 펼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물가, 환율 등 경영환경이 전반적으로 불투명한 데다 국내외 시장경쟁이 가격과 품질이 뒤섞여 난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금년도 사업추진에 상당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서 매출목표의 원만한 달성 없이는 사업계획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매출목표 달성이 전제돼야 수익성을 보장받고 경쟁력 강화도 실현될 수 있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이에 따라 올해 전자제품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내수 매출을 지난해보다 22.9% 증가한 7조5천억원, 수출의 경우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1% 정도(약 1천억원) 줄어든 9조8천억원을 잡았는데 이는 실현 가능성 쪽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전자3사중 가장 늦게 사업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매출목표 수립에서부터 상당한 진통을 겪었고 아직도 일부 사업품목에 대해선 정확한 매출계획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올해도 지난해 처럼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금년도 사업추진은 물론 중장기 사업계획을 추진하는데도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수출을 지난해보다 줄여잡은 것도 해외 현지공장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탓도 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한 주요 수출제품의 해외 경쟁여건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내수판매는 정보통신 시장의 급격한 신장세를 주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이처럼 크게 늘려잡았는데 이로 인해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내수판매를 올해 매출목표 달성의 가장 큰 이슈로 삼고 있다.

올해 지난해보다 18.4%가 증가한 9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을 세운 LG전자는 연초부터 사업부별 매출점검에 나서는 등 예년과는 달리 매출목표 달성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매출계획 달성이 금년도 경영방침의 핵심인 성과 중심의 책임경영을 구현하는 기본 요소가 된다는 점 때문에 구자홍 사장이 직접 각 사업현장을 돌면서 이를 독려하고 있다. 구자홍 사장실에는 이례적으로 월별 매출현황판이 등장, LG전자가 매출성과에 얼마나 큰 관심을 쏟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는 대조적으로 내수판매에 대해선 지난해보다 9.7% 증가한 3조4천억원을 책정한 반면 수출목표를 24.4% 증가한 5조6천억원으로 크게 늘려잡음으로써 모니터, 에어컨, CD롬 드라이브 등 「수출 톱3」 제품과 휴대형 PC(HPC), 개인휴대단말기(PDA),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등 멀티미디어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쪽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우전자도 지난해 가전수출을 주도했다는 기세를 살려 올해도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2.2% 가 증가한 3조3천억원으로 잡고 내수판매는 1조2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1% 정도 늘려 책정했는데 매출목표 달성의 핵심수단으로 세계적 수준의 품질확보를 통한 시장경쟁력을 제고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제품사업부별 책임경영의 틀을 더욱 확고히 함으로써 사업부장 자율과 책임아래 매출목표를 달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