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명차 탄생

「히트 & 장수.」

이는 제품을 생산하는 모든 기업의 갈망하는 최대의 욕구다. 그러나 히트상품은 하루 아침에 그것도 우연히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시대를 불문하고 하나의 상품이 히트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시장변화추세는 물론이고 소비자의 기호나 욕구 등 여러 부문의 히트요소가 종합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다시 말해 기술의 우위성, 품질 경쟁력, 제품의 차별성, 마케팅과 광고의 독창성, 창의적인 아니디어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상승효과를 유발시켜야 히트상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다 죽어가던 회사를 살려냈다고 해서 「봉고 신화」라고 불리는 국산 최초의 미니버스 봉고는 김선홍 사장(현 기아자동차 회장)이 『자동차 기업은 한 차종만 히트시켜도 성공한 수 있다』는 어느 교수의 경영론에서 착안해 만든 제품이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직원들 봉급을 주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 놓인 최고경영자가 최후수단으로 전사원의 판매력을 집중시키기로 결심함에 따라 지난 81년 8월 탄생한 봉고는 김사장의 확판운동 주도로 불티나게 팔렸다.

1백여 년의 세계자동차공업 역사를 살펴보면 차종 하나 잘 개발해 성공한 기업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반면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공들여 개발한 차종이 팔리지 않아 회사경영에 치명타를 입은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76년 6개에 불과했던 국산 승용차 모델은 그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올해 승용차 3사가 선보일 신제품만 해도 무려 17종에 이른다. 이 가운데 8개는 신모델이고 9개는 기존 모델을 일부 변경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자동차 모델 가운데 국내외에서 독자적인 판매권을 가진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그동안 수입제한 정책에 따라 고유모델 개발과 양산을 촉진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을 상징하는 명차가 없다. 벤츠, BMW, 캐딜락, 링컨 등 차만 보고도 어느 나라 무슨 업체에서 생산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그런 명차가 탄생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