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외국 PC업체들의 전략이 가격인하를 계기로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컴팩을 비롯 HP, 애플 등 세계적인 PC업체들의 한국지사들은 한국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국산제품과의 가격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국내 PC시장에 한차례 태풍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들 외국업체의 가격정책은 본사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조치라는 점에서 그 폭이 크고 또한 적용대상도 전 제품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국산제품에 밀려 제자리를 찾지 못했던 외국 PC업체들의 이번 가격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게 업계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컴팩의 경우 전 세계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최근 가격인하 조치를 단행했으며 그 대상은 노트북과 데스크톱PC에서 서버와 네트워킹 제품을 망라하고 있다. 가격인하 폭도 데스크톱PC의 경우 데스크프로 2000, 4000, 6000은 17%, 노트북은 아마다 4100시리즈의 경우 최고 27%에 이른다.
컴팩의 한국지사인 한국컴팩도 이같은 본사의 가격정책에 따라 올 상반기중에 한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서도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컴팩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가정용시장을 겨냥한 멀티미디어 데스크톱PC인 프리자리오 모델을 대상으로 한차례 가격인하를 단행한 바 있어 당장 대규모 가격인하를 추가로 실시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오는 3월 미니타워형, 휴대형, 데스크톱형 등 프리자리오 신제품 5개 신모델을 발표할 예정으로 있어 기존 제품에 대한 제품인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美 휴렛패커드도 컴팩에 이어 최근 자사의 주력 PC인 「벡트라 500」시리즈의 가격을 최고 14%까지 인하했다. 이에 따라 저가형 모델인 경우 소비자가격이 1천1백달러 선까지 내려간 상태다.
이러한 미국 본사의 가격인하조치에 대응해 한국HP도 조만간 이 제품에 대한 가격인하 실시를 검토 중에 있다. 통상 본사의 가격인하조치 후 한두달 내에 가격조정을 실시한 선례를 볼 때 오는 3월을 전후해 가격인하를 실시할 것이 유력시된다고 한국HP측은 밝혔다.
또 엘렉스컴퓨터도 美 애플이 주력제품인 「파워맥」을 대상으로 최근 가격인하를 실시함에 따라 조만간 「파워맥」의 국내 공급가를 인하할 방침이다. 엘렉스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애플 본사와 협의 중에 있다』며 『이달 하순 경에는 가격인하폭 및 적용기종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근들어 구체화되고 있는 외국 PC업체들의 가격인하 움직임은 본사 차원의 대량생산 및 대량판매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의의로 그 폭이 넓어질 가능성이 커 그동안 국산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외국업체의 가격공세는 올해 국내 PC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또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