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SW업체 해외 진출 어디까지 왔나 (상)

최근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대규모 수출계약, 현지법인 설립, 해외 기업 인수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해외 시장 진출은 국내 업체들의 활동무대가 크게 확대된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뛰어난 기술력과 기획력이 요구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의 실력이 당당히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컴퓨터 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급작스레 늘어나고 있어 불안감을 안겨주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 현황 및 배경과 가능성을 살펴보고 바람직한 해외 진출 방향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에게 일본은 「약속의 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규모가 10배는 되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력은 최하 2∼3년 뒤떨어진 수준입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도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 투자, 이같은 상황도 오래동안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이 적기입니다. 조금만 더 늦어도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지난해 아마다 그룹과 5년간 장기 수출계약을 체결한 핸디소프트 안영경 사장은 지금이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고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에 가장 좋은 기회임을 강조하며 해외시장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안영경 사장의 이같은 주장이 아니더라도 여타 소프트웨어업체들도 사업타당성 여부를 심도있게 조사하며 파트너를 물색하는 등 벌써부터 해외 시장의 문을 열심히 두들기고 있다. 빨리 해외로 나가야 겠다는데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시장 진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업체들은 슈퍼스타소프트웨어, 한국기업전산원, 한일정보통신 등 그룹웨어업체들과 한글과컴퓨터, 한맥소프트웨어 등 워드프로세서업체 및 서울시스템, 휴먼컴퓨터 등 전자출판 관련업체들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업체 가운데 서울시스템, 한맥소프트, 한글과컴퓨터 등은 이미 핸디소프트에 앞서 일본 시장에 직접투자한 법인 거점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진출해 있다. 현재 일본 문부성에서는 호적전산화업무에 서울시스템의 서체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맥소프트는 현지언론으로부터 「신세대 워드프로세서」란 평가를 얻고 있다.

또 지난해 부터 일본 시장 진출에 관심을 갖고 현지 인맥과 조직을 총동원해 사업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슈퍼스타소프트웨어, 한국기업전산원,한일정보통신,휴먼컴퓨터 등도 빠르면 올 상반기중으로 현지법인 설립 또는 협력업체를 확보할 계획이다.

물론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일본 시장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버츄얼아이오시스템, 새롬기술 등 20∼30대 젊은 사장들이 이끄는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오히려 미국 시장에 관심을 갖고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의 메카인 미국 시장 공략태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댄 린치, 빌 멜튼 등 미국의 모험자본으로부터 인터넷, 인트라넷 분야 기술을 인정 받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자본금 5백만달러 규모의 「아이콘」이라는 벤처기업 설립에 참여, 기술개발 역할만으로 이 회사 지분에 참여하고 있다.

또 버츄얼아이오시스템은 인트라넷 개발도구인 「웹오서」를 미 시장에 직접 시판하기 위해 최근 씨애틀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새롬기술은 통신 및 화상회의용 소프트웨어 분야의 틈새 시장을 적극 공략,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처럼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이제 봇물이 터지고 있는 것이다.

<함종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