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존재하지 않으면서 이름만 있는 이른바 『깡통형』 바이러스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면서 전세계 네티즌들을 긴장시키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디옌다(Deeyenda)」, 「3b 트로이안」, 「데스96(Death96)」, 「프리머니」, 「유령(Ghost)」, 「굿타임」, 「이리나(Irina)」, 「펜팔 인사(Penpal Greetings)」, 「적색경보(Red Alert)」 등이 바로 최근 악명(?)을 떨치고 있는 깡통 바이러스들. 전자우편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어지고 있는 이 바이러스들은 이를테면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신종 바이러스라며 위협을 주지만 사실은 실제 프로그램 내용은 없고 고작 이름이나 몇개 단어의 메시지만 표현해주는 것이 공동적인 특징이다.
메시지 내용중에는 실제로 『모니터를 폭파시키는 공포의 바이러스 발견! 주위에도 알려주기 바람 발신:미국통신윤리위원회」와 같은 것들도 있다.이런 바이러스를 미국에서는 장난이란 뜻의 혹스(hoax)라 부르며 실제 바이러스와 구분하고 있다.트렌드마이크로나 시만텍같은 백신 전문업체에서는 자사의 홈페이지에 이 혹스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홍보하고 있을 정도로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깡통바이러스는 최근 국내에서도 다량으로 발견되고 있다. 이달들어 「디옌다」바이러스에 대한 경보메시지가 PC통신망에 게시됐는데 제목에 「디옌다(Deeyenda)」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인터넷 전자우편은 절대로 검색하지 말라는 내용이 골자.
깡통바이러스들은 또 일반 바이러스와 달리 대부분 유포자를 표시하고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주요 유포자들을 보면 앞서 지적한 미국통신윤리위원회(FCC)나 시만텍 등 유명 바이러스 백신 제작업체들. 여기에는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도 포함돼 있다. 물론 이런 유포자의 이름은 바이러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도용한 것에 불과하기는 하다.
깡통바이러스의 창궐 유형을 보면 처음 바이러스에 감염된 전자우편을 받은 수신인은 이를 자신의 친구들에게 서둘러 다시 경보를 보내고 이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는 『행운의 편지』형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컴퓨터바이러스는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매년 수천개씩 발견되는등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악성화도 급진전 되는 추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바이러스들은 강력한 예방 차단기능과 치료기능을 갖는 신형 백신의 개발로 큰 위력을 떨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깡통형 바이러스는 기존의 바이러스 유포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새로운 방법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