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CD) 가격에 대한 논란이 국내외에서 재연될 조짐이다.
최근 미국 테네시주 소비자들은 6대 메이저음반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소비자는 『평균 17.98달러인 CD 소비가격이 제조원가(90센트)에 비해 너무 비싸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 소비자들은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진을 감안하더라도 CD 1장당 2∼3달러는 돌려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메이이저 음반사들은 「CD 60센트+케이스 20센트+앨범재킷(설명서) 10센트=90센트」라는 소비자들의 도식적인 제조원가 분석이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음반 제조원가에는 아티스트 발굴 및 육성비, 순회공연비, 홍보비, 저작권 로열티, 실패 위험부담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 로열티를 비롯한 작사, 작곡료 만도 CD 1장당 5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93년에는 미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음반사들을 「CD가격 불공정거래 행위」로 조사했으나 지난해 무혐의 판정이 내려진 바 있는데, 이번 소송도 같은 결론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CD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긴 했지만 실질적인 가격인하를 가장 원하는 집단은 중소규모의 음반 소매상들이다. 이들은 8천∼9천원선인 제작사들의 CD 출고가격 인하를 통해 현재 1만3천∼1만6천원인 소비자가격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중소 소매상들은 음반가격이 비쌀 경우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유인하기조차 힘든 데다, 최근 대형 음반점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가격파괴를 단행하는 등 경쟁력이 약화되자 정찰제 차원의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음반유통의 열쇠를 쥐고있는 도매상들도 가격인하에 우호적이다. 그동안 도매상들은 음반마진율을 상황에 따라 임의대로 조정, 국내 음반시장에서 「물 흐려놓는 미꾸라지」 격의 지탄을 받아왔는데 차제에 이같은 불신을 없애자는 의도로 가격인하에 동조하고 있다.도매상들은 제작사의 출고가격이 인하돼 음반 소매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도매 마진에는 큰 변동이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음반제작사들은 현재 CD 출고가격에 대한 인하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제작사 관계자들은 『음반경기가 불항인 데다 인건비, 자재비 등 제조원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고가격 인하는 자멸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도, 소매상간 출혈경쟁 및 高마진 정책이 「음반 高價」를 조장하는 근본 이유인 데도 제작사들의 출고가 인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심사를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이유 등으로 인해 『음반가격이 너무 비싼 것 같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