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새영상물업계 컴유통업체 부도에 몸살

최근 PC게임 등 새영상물 유통업계가 대형 컴퓨터 유통업체들의 잇따른 부도여파에 휩쓸리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컴퓨터 유통업체인 멀티그램과 게임 유통업체인 네스코의 부도에 이어 컴퓨터 유통업체인 아프로만의 부도까지 겹치면서 게임 등 새영상물 유통업계는 연쇄적으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 특히 네스코는 그동안 중소 게임개발사들의 제품을 주로 많이 취급한 탓에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결국 컴퓨터업체인 한국IPC의 부도로 인해 촉발된 컴퓨터 관련업계의 연쇄부도사태는 게임 등 새영상물 업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면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9일 최종 부도처리된 멀티그램의 부도금액이 5백억∼6백억원에 달하면서 이로 인한 게임 등 새영상물 유통업계인 C, Y, S, G사 등과 함께 S, F사 등 수입 및 국내 개발업체들이 입은 피해액만도 20억원 이상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도로 인해 지난 11일 게임유통업체 네스코가 결국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로 쓰러졌다. 이 업체의 부도로 인해 현재 D, B, P, H, Y사 등 수입, 유통업체 등이 입은 피해액도 대략 20억∼3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12일 최종 부도처리된 아프로만의 부도액이 대략 7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당수의 용산상가 게임 및 CD롬 타이틀 유통업체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새영상물 유통업계는 자칫 잘못하면 연중 최대성수기에 연쇄부도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싸여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서로 제품을 주고받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한 회사의 부도는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유통업체들의 잇따른 부도에 예상외로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새영상물 유통업계들은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부도여파로 인해 용산상가를 중심으로 게임 등 새영상물의 유통이 거의 중단된 상황이다. 새영상물 유통업계들은 대규모 물량거래를 자제하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을 대상으로 주로 소매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S사의 K사장은 『예전과 같으면 업체들간의 제품거래가 활발했으나 요즈음들어선 현금이 아니면 물량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 『솔직히 누구에게 제품을 공급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중소 유통업체들은 예전과 달리 현금결제를 위주로 하면서 부실거래처에 대한 채권관리에 나서고 있다.

또한 게임관련 대기업들도 연이은 부도사태에 대한 추이를 분석하면서 제품공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한편, 유통업체들에 대한 채권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컴퓨터업체들의 연이은 부도사태로 게임 및 새영상물 업계가 빈사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중소 게임제작사들이 선의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부차원의 대책이라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부도사태로 인해 게임 등 새영상물 유통업계의 전근대적인 유통구조가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새영상물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의 부도위기는 총판체제 등 전근대적인 유통구조에서 수입업체들만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이번 부도사태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마련과 함께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유통의 근대화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