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업계가 올해 세계적으로 적게는 8백만개, 많게는 1천5백만개의 사상최대 규모의 컬러브라운관 공급초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세계 컬러브라운관 수요는 지난해(2억3백65만개)보다 9% 정도 늘어난 2억2천2백1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공급은 지난해(2억7백만개)보다 11.3∼14.5% 늘어난 2억3천30만∼2억3천6백97만개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세계 컬러브라운관 시장은 최소 8백29만개에서 최대 1천4백96만개에 이르는 사상 유례가 없는 대량의 공급초과가 우려되고 있다.
세계 컬러브라운관 시장은 지난 93년부터 공급부족이 발생, 95년에는 부족량이 3백만개로 늘어나는 등 초호황을 누렸으나 95년부터 시작된 업계의 대대적인 증설경쟁으로 지난해에는 4백만개에 가까운 공급과잉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컬러브라운관 업계는 사상최대의 공급과잉기를 맞아 재고누적과 가격하락 등에 대비, 지난해 말부터 신규설비 투자를 잠정 중단하거나 지연시켜 가동시기를 늦추는 등 공급과잉에 대비하고 있으나 이미 투자가 상당히 진행된 신규설비가 많아 생산량 조절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비 회수지연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문제 등으로 가동연기가 어렵고 인건비 발생으로 가동률을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컬러브라운관 업계는 경영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판매망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돼 급작스런 수요급증이 없는 한 한정된 수요를 먼저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선점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