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해외시장에 수출되고 있는 국산 가전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1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3사가 최근 수출용 가전제품에 대한 고급, 고부가가치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해외 시장에 내놓는 가전제품의 판매 가격을 일본의 동급 제품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일부 모델의 경우 오히려 가격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국산 가전제품은 해외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비교할 때 브랜드지명도와 시장점유율이 낮은 탓에 성능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섰는데도 가격 수준은 일본제품의 80∼90% 정도에 불과했다.
현재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전품목으로는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는 컬러TV, 세탁기, 냉장고 등이 손꼽히고 있는데 특히 백색가전제품의 경우 일본업체가 한동안 신규 기술 투자를 소홀히 한 사이 국산제품의 품질이 크게 향상돼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말레이시아시장에 내놓은 29인치 명품TV의 경우 판매가격이 3천2백77달러로 3천3백7달러인 소니의 동급제품과 가격이 비슷하며 3천1백43달러인 마쓰시타의 파나소닉제품보다 비싸다.
이 제품은 또 인도시장에서 파나소닉 브랜드의 제품과 필립스사의 동급 제품보다 1백50∼4백35달러 정도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냉장고의 경우 경쟁사인 샤프사의 동급 제품보다 20% 정도 높은 값에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우전자가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8짜리 세탁기의 경우 일본 제품보다 3만엔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데 최근 동급의 용량에서 일본 제품을 제치고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대만을 비롯한 일부 동남아 시장에 수출하는 세탁기와 냉장고 용량을 대형화하면서 수출 단가를 일본제품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올렸는데 현지 판매망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가전3사의 관계자들은 『시장 특성에 따라 사정은 다르지만 그동안 동남아시장을 비롯한 신흥시장에 대한 국내 가전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국산 가전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 채산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