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인터넷 포르노사이트 사기 논란

포르노사이트에 접속한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통신요금을 청구, 이 중 일부를 가로채는 신종 통신사기가 캐나다 경찰에 적발돼 네티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이 통신사기는 고도의 프로그램 기법을 응용해 소비자가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은 시간에도 장거리통신이 진행되도록 조작, 거액의 통신요금을 부과하는 식으로 꾸며져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경찰에 적발됐던 기존의 통신사기들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신용카드번호 제시를 필수적으로 요구했던 것과 달리 이번 사기는 이같은 절차없이 소비자 몰래 요금을 부과해 버린 것.

현재 캐나다 경찰에 의해 수사가 진행중인 인터넷 사이트는 인터넷 월드와이드웹 「sexygirls.com.」과 「erotic2000.com」.

이 두 사이트는 해당사이트에 접속한 네티즌들이 화면감상 목적으로 특정 프로그램을 내려받도록 유도한 후 다운로드 하는 시간에 소비자와 접속을 장거리 전화로 전환시켜 통신요금 일부를 취하는 방식으로 사기극을 꾸며왔다.

사기에 활용된 도구는 「david7.exe」으로 명명되는 고도의 통신프로그램이었다.

서비스에 접속한 소비자가 이 프로그램을 다운하기 시작하면 곧 소비자의 모뎀은 서비스제공업체(ISP)와 접속을 끊고 옛소련의 한 공화국인 몰도바와 장거리통신으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미국의 텍사스에 소재한 서버로 연결되는 방식을 취한 것.

멀리 몰도바를 거쳐 서버로 연결되도록 꾸며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서비스 제공업체는 거액의 통신요금 중 일부를 갈취해왔다는 것.

이 사기극의 또다른 특성은 소비자가 해당 사이트와 접속을 끊은 후에도 장거리 통신이 계속되도록 프로그램을 꾸민 것.

자신의 모뎀을 완전히 끈 후 컴퓨터를 재부팅시킨 소비자만이 몰도바를 거치는 이 장거리 전화를 끊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현재 거액의 통신요금 청구서를 받고 경찰에 이를 신고한 사람은 캐나다 퀘벡지역에서만도 1천2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피해자들에게 청구된 통신요금은 적게는 4달러부터 최대 4천4백달러.

캐나다 수사당국은 퀘벡지역에서 신고된 것 이외에도 캐나다 다른 지역과 미국 등에 수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최근 캐나다 수사팀에는 미국의 몇몇 통신인들로부터 자신의 전화요금통지서에 통신서비스요금으로 추정되는 장거리전화요금이 포함돼 있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이에 따라 캐다다 특별수사팀은 이른 시일내에 소위 「몰도바 사기」로 지칭되는 이 사건의 전모를 미 언론에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사기와 관련된 피해자수뿐 아니라 이같은 사기방법을 활용한 서비스업체의 수도 현재 밝혀진 두 업체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어 인터넷에 불어닥친 몰도바 사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