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저속한 내용의 가사를 담은 음악들이 여과없이 시중에 선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미국 랩가수인 스눕 도기 독의 갱스터랩 음반이 폭력적인 가사로 인해 발매사에 의해 자체 수거되는 일까지 발생, 국내 가요에 대한 폭력성 문제도 음반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국내 가요의 경우 해외음악들과 달리 마약, 섹스, 폭력 등을 주제로 다루지는 않지만 「삥뜯다」나 「작살내다」 등의 저속한 표현이 아무 여과없이 노랫말로 사용되고 있어 이의 타당성 여부가 문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저속한 표현이 사용된 문제 가요들의 경우 대부분 중고대학생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누리는 신세대 가수들에 의해 불리고 있어 이로 인한 폐해도 우려되는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노래내용과 관련해 논란의 쟁점이 되는 부분은 가사의 사전심의 부분.
국내의 경우 음반 출시에 앞서 실시되던 가사에 대한 사전 심의과정이 지난해부터 해제됨에 따라 폭력성이나 저속함을 고려하지 않은 가사의 음악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것.
인기그룹 DJ덕이 갱스터랩을 흉내내 출시한 번안가요 「깡패의 천국」의 경우 노랫말 속에 「삥뜯어가버렸어」나 「작살을 냈어」 등의 저속어들이 아무런 여과없이 담긴 채 청소년층을 파고들고 있다.
남성 듀오인 패닉도 학교와 부모에 대한 반항심리를 지나치게 폭력적으로 묘사한 노래가사로 청소년층의 인기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전심의가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너무 심한 것이 아니냐』는 거부감까지 표현하는 상태다.
국내 가요와 달리 해외음반의 경우 아직 수입추천이라는 심의과정을 거쳐야 하는 터라 이에 대한 찬반 양론이 더욱 거센 상황이다.
화제가 됐던 미국 랩가수 스눕 도기 독은 폭력적인 가사로 미국에서조차 문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음반이 수입돼 물의를 일으켰던 경우.
심의에 제출됐던 가사와 본래 음반의 가사가 달라 음반이 수거되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를 두고 『음악은 음악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과 『절제되지 않은 가사는 듣기 거북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가사의 사전심의 해제가 사회적, 정치적인 이유로 그동안 출반금지됐던 여러 곡들을 해금시키고 심의에 따르는 번거로움을 해소시켜 긍정적인 측면이 많으나 일부에서 이를 악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복잡한 절차의 사전심의를 강화하기보다는 제작자들의 자발적인 자정의지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