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이 게임의 긍정적인 면을 인식하고 자녀들이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다면 자녀들은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부모와 의논할 수 있는 가정분위기가 조성될 것입니다.』
주정규 교수(숭의여전 전자계산과)는 최근 모 잡지에 기고한 「게임을 즐기는 엄마, 아빠의 공격적인 가정교육」이라는 칼럼을 통해 게임을 이용한 열린 가정교육을 강조,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부모 자신이 아이들과 함께 게임장을 방문해 그곳의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거나 자녀에게 게임을 선물함으로써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도 게임을 이용한 공격적인 가정교육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주 교수가 이처럼 게임을 이용한 공격적인 가정교육을 강조한 것은 게임이 오락적인 요소뿐 아니라 교육적인 요소도 많이 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요즘 들어 게임에 대한 부모들의 인식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엄마, 아빠와 자녀가 함께 게임의 교육적 효과와 특성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게임과 교육의 접목을 통해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꾀하고 국내 게임산업 활성화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와 한국우주정보소년단이 함께 주최하는 「제1회 에듀게임월드컵 97」이 바로 그것.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동대문 거평프레야 10층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오락적 재미를 주는 게임을 뛰어넘어 교육적 효과를 줄 수 있는 에듀게임을 망라한 종합전시회가 될 전망이다.
에듀게임월드컵 97은 크게 전시회와 게임체험, 이벤트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먼저 전시회에는 삼성전자, SKC, 한국통신, 데이콤, 한국PC게임중소개발자협의회(KOGA), 재능교육, 환타지미디어등 20여개 업체가 참여, 교육과 게임을 접목시킨 다양한 에듀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국내외에서 출시된 에듀게임의 무료체험을 비롯해 갤럭쇼와 레이싱 등의 박진감 넘치는 3D 입체영상물, 가상현실(VR), 홀로그램, 축구하는 로봇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첨단게임의 세계를 부모와 자녀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아울러 불우아동을 초청해 전개되는 오프닝 이벤트를 비롯해 에듀게임쇼, 역사게임퀴즈, 시뮬레이션퀴즈, 미디음악회 등의 비상설 이벤트와 멀티미디어상영, 애니메이션 상영, 게임프라자, 화상회의, ISDN 등의 상설이벤트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준비될 예정이다.
에듀게임월드컵 97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으로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있는 학부모를 적극 참여시킨다는 점이다. 행사장소를 학부모들이 즐겨 찾는 쇼핑명소인 거평프레야로 정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평소 컴퓨터와 친숙하지 못한 어머니들이 컴퓨터를 이해하고 게임을 자녀교육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계기를 열어주고자 어머니 게임관 운영과 어머니 게임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이번 행사중에는 멀티미디어시대의 에듀게임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열리는 이 토론회는 주정규 교수의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일반 학부모와 교수, 게임동호회 회원, 업계 관계자, 정부인사 등이 참여해 컴퓨터게임을 교육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활발한 토론을 벌이게 된다.
에듀게임월드컵 97을 주최한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 이상희 회장은 『21세기 정보사회에서 교육방향은 교육과 오락의 결합, 즉 에듀테인먼트가 되어야 한다』며 『에듀테인먼트를 지향한 이번 행사를 통해 청소년이 학부모와 함께 좋은 게임소프트웨어를 선발하는 능력을 키우고 학부모와 교사가 교육현장에서 게임을 구체적으로 활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게임이 갖고 있는 교육적 특성의 구현을 통해 게임에 대한 학부모들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게임업체들은 자사의 게임소프트웨어를 청소년 및 학부모에게 적극 홍보하며 또한 공개적인 평가를 받음으로써 양질의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