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탈출구를 찾아라.」
국내의 정수기업체들이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최근 정수기업체들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음식쓰레기소멸기 등 환경가전으로 분류되는 가정용 제품의 생산 뿐만 아니라 중대형 복합 수처리설비 사업과 공기정화시스템을 개발하는 냉동, 공조 사업까지 그 분야를 확대하겠다며 사업방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3일 웅진코웨이는 2001년 중장기전략을 발표해 초일류 환경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사업분야를 제조가공사업, 환경플랜트사업, 건강문화사업, 정보유통사업 등 4개 분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청호, 신성씨엔지도 이미 환경사업 진출의 일환으로 공기청정기 및 수처리플랜트 사업을 시작한 단계이다.
이같이 정수기업체들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데에는 외부상황과 내부조건들이 맞물린 시의적절한 요구들 때문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우선 그동안 정수기업체들이 방문판매조직을 등에 업고 급성장을 거듭해 온 것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과 함께 다단계 판매방식으로 생활용품 등을 판매해왔던 암웨이나 렉솔코리아 같은 업체들이 정수기시장에 진입한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방문판매조직의 이동이 잦고 경쟁업체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다단계 판매업체들이 정수기시장에 진입하게 된다면 기존 업체들의 입지가 흔들릴 것은 명약관화하다는 것이다.
또한 방문판매원들의 다양한 제품공급에 대한 요구도 무시 못할 조건이다. 조직 특성상 이들은 제품을 판매할 때마다 생기는 마진에 의존하고 있는 터라 앞으로는 정수기만 갖고는 소위 장사(?)가 안된다는 불만을 전해오고 있는 탓에 관련업계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제품개발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과 함께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그동안 이들이 개발해왔던 정수기, 공기청정기에 대한 경험이 맞물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환경사업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게 된 것이다.
여하튼 관련업계는 정수기업체들이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는 기술력과 자금이 관건이다. 가정용 정수기와는 달리 수처리플랜트나 공조시스템 등의 개발은 사업규모나 기술의 수준이 훨씬 높게 요구되는 분야인만큼 앞으로 정수기업계가 잘 뚫고 나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