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선진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가 우리나라 경상수지 적자 확대의 주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한햇동안 미국 등 25개 선진국에 대한 수출은 5백73억달러에 그친 반면 수입은 9백87억달러로 4백14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 전년의 2백91억2천만달러에 비해 적자 규모가 42.1%나 증가했다.
반면 동남아와 중남미,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무역수지는 지난해 2백7억5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95년의 1백90억5천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8.9% 늘어났다.
지난해 對선진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작년 전체 경상수지 적자 2백37억달러의 1.7배를 넘는 것으로 선진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경상수지 적자 축소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과의 무역이 적자 기조로 굳어진 것은 우리의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와 철강 등 중화학제품의 국제가격이 하락한 데다 경공업제품도 후발 개도국의 추격으로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시장개방 확대로 선진국의 고급 소비재가 대량으로 수입되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정밀기기 등 첨단 자본재의 수입도 꾸준히 늘어나 무역수지 적자 확대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