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디스플레이용 액정의 특성과 개발동향

金容培

1969년 연세대 화학과 졸업

1973년 연세대 대학원 이학석사

1973∼75년 일본 동경대 응용화학과 연구생

1975∼78년 일본 동경대 대학원 이학박사

박사학위 논문 「액정의 합성과 열역학적 성질」

1979년∼현재 건국대 화학과 교수, 건국대 액정연구센터 소장

액정은 68년 미국 RCA社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20년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액정표시장치(Liquid Crystal Display)가 출현했다. LCD는 전자계산기나 시계에서부터 워드프로세서, 오락기 및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의 표시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멀티미디어 노트북PC용 제품도 선보여 노트북으로 풀컬러 동영상까지 즐길 수 있다. LCD는 얇고 가벼우며 에너지 절약형이라는 특성 때문에 앞으로 벽걸TV를 실현시켜줄 수 있는 총아로 각광받고 있다.

대형 LCD의 표시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아직도 개선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시야각 확대 △응답속도의 고속화 △저소비 전력화 △박형(薄型) 및 경량화(輕量化) △표시휘도 향상 △액정분자 배향제어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LCD의 기초재료인 액정분자 배향제어는 시야각뿐 아니라 다른 모든 특성에도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LCD는 광원의 위치에 따라 투과형, 반사형, 투영형으로 구분되고 또 전극의 설치방법에 따라 세그먼트형과 매트릭스형으로 대별된다. 매트릭스형은 또 구동방법에 따라 패시브매트릭스(Passive Matirx)형과 액티브매트릭스(Active Matrix)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PM LCD는 전극을 순차적으로 구동하는 시분할 구동법을 사용하므로 크로스토크의 발생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전극수가 증가할수록 선택 화소와 비선택 화소 간의 전압차가 적어져 콘트라스트가 저하돼 광시야각으로 영상을 나타내기 어렵다. 때문에 전극수가 적을 경우에는 트위스티드 네매틱 액정(Twisted Nematic)을 사용하고 전극수가 많을 경우에는 응답특성을 크게 한 슈퍼 트위스티드 네매틱 액정(Super Twisted Nematic)을 이용한다.

AM LCD는 스위치 소자가 설치된 각 화소가 분리되어 있어 크로스토크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AM LCD는 이러한 특성으로 매트릭스 전극수에 제한이 없을 뿐 아니라 고정세,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고 복수중간조 표시도 가능하다. 아모퍼스실리콘(a-)형 액정이나 폴리실리콘(p-)형 액정을 사용하는 AM LCD는 응답속도가 빠르고 콘트라스트가 높으며 시야각이 크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AM LCD는 TFT(Thin Film Transistor), MIM(Metal Insulator Metal) 또는 MSI(Metal Semi-Insulator Metal)를 각 화소의 스위치 소자로 설치해 매트릭스 전극을 선택적으로 구동하는 것으로 원리적으로는 TN형 구동방식과 동일하다.

일반적으로 액정분자는 광학적 복굴절을 나타내기 때문에 액정분자에 프리틸트 각을 주어 배향시킨다. 이 경우 상하좌우의 시야각 범위가 균등하지 않고 좁아지는데 이것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이 진행중이다.

STN LCD는 액정분자의 트위스트 각도를 크게 하면 응답특성의 샤프니스는 대단히 좋지만 응답속도가 느려 동화표시(動畵表示)가 어렵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액티브 구동법과 멀티라인 선택법 등이 발표되었다. 지금까지 액티브 구동법으로 동화표시를 시도했으나 선명한 영상을 구현하지 못한 실정이다. 특히 주사선수가 많은 경우에는 반강유전성 액정(AFLCD) 또는 강유전성 액정(FLCD)을 이용해 응답속도와 시야각을 개선할 수 있지만 액정재료의 종류가 부족하고 제조가 어려우며 제조단가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강유전성 액정 화합물의 합성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네마틱 액정분자가 특정한 조건에서 2가지 트위스트 각으로 배열시키면 전장을 제거해도 몇 초간 메모리성을 유지한다는 특성을 이용한 BTN(Bistable Twisted Nematic) LCD가 발표돼 고속응답이 어느 정도 실현되고 있다.

광시야각을 실현하기 위해 최근 밴드배향 셀과 2축성 위상차 보상판을 조합, 3차원 방향으로 굴절률이 같도록 설계해 광시야각과 고속응답이 가능한 OCB(Optically Compensated Birefringence)셀이 발표됐다. 프리틸트각 5도, 셀 두께 10마이크로m, 구동전압 0∼6V 조건에서 노말브랙모드의 셀인 경우 ±40도 시야각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OCB셀에 적합한 액정재료 개발과 2축성 위상차 보상판 특성개발로 높은 구동전압만 해결한다면 광시야각 기술로 기대할 만한 것이다.

TN LCD는 전계인가시 역틸트를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 한 낮은 프리틸트 각이 바람직하나 비틀림 각이 2백70도에 가까운 STN LCD는 안정한 동작을 위해 15도 정도가, SH-LCD(또는 VAN-LCD)는 최대 89도의 높은 프리틸트 각이 필요하다.

응답속도가 빠른 강유전성 액정재료와 반강유전성 액정재료를 이용한 표면쌍안정 강유전성액정(SSFLCD)은 재현성을 높이기 위해 기판 위 두 개의 방향에서 배향, 안정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공업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러빙법이다. 이는 폴리머막을 폴리머로 문지르는 방법이어서 미세한 먼지와 고압정전기에 의한 미세방전이 발생된다.

또 프리틸트 각의 값이 성막조건이나 러빙조건에 따라 미묘하게 변동해 그 재현성의 관리가 필요하다. 먼지는 고정세 화소전극이나 성막, 노광, 에칭의 반복에 의한 TFT의 형성공정에 큰 장애가 된다. 국부적인 방전은 배향막 자체의 손상이나 투명전극 및 TFT의 단선, 정전기적 파괴의 원인이 된다.

이밖에 TFT용 배향막에는 충전전하를 장시간 유지 가능한 전압보존율이 높은 특성도 요구된다. 지금까지 시행한 여러가지 대책이 효과를 보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러빙을 필요로 하지 않는 넌러빙 배향처리법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넌러빙 배향처리법은 러빙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시도된 러빙을 하지 않고 배향처리하는 방법이다. 고분자의 용액 속에서 기판을 끌어올려 기판 표면에 피복한 고분자의 분자사슬이 한쪽 방향으로 배열하는 것을 이용하는 방법, Langmuir-Blodget법, 광반응형 고분자에 편광된 UV광을 조사시켜 중합시킨 배향막을 이용하는 광중합법, 미세형상 형성법, 진공증착법, 회전이중진공 증착법, 전자빔 조사법, 폴리이미드 전구체증착법, 액정재료의 자화율 이방성을 이용해 액정분자의 장축방향을 모아서 셀 내의 벽면에 흡착시키는 방법인 자계인가 표면흡착(MOLCA법), 아모퍼스TN법 등이 잘알려진 방법이다.

최근에는 고분자성 액정분자의 높은 배향력을 이용한 넌러빙 배향제어법이 검토되고 있다. 장래에는 러빙하지 않는 기술을 강화, 발전시켜 여러가지 요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또 배향처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디스플레이도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아모퍼스TN(a-TN)방식이나 폴리머 분산형(PD)방식 등이 그것이다. 이 방식에서도 배향처리 배려가 전혀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a-TN형는 부분적인 프리틸트 각의 부여방법, PD형에서는 적당한 계면과의 결합강도의 조절법 등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표면쌍안정 강유전성 액정(SSFLCD)과 반강유전성 액정(AFLCD)이 차세대 액정표시장치로 기대되고 있다. SSFLCD는 시야각 의존성이 적고 응답속도가 빠르며 우수한 콘트라스트에다 메모리특성까지 갖춰 LCD의 결점이 모두 해결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연구개발과정에서 실용화에 따른 해결해야할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 중간조 표시가 어렵다는 것이 그 중 하나다.

이것은 SSFLCD의 쌍안정성 때문에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여서 중간조를 표시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해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AFLCD의 경우 적절한 액정재료 개발이 요구되고 있으나 SSFLCD 보다 배향이 용이하고 안정하므로 장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

LCD기술은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TFT LCD를 보면 초고개구율화기술(슈퍼HA)에 의해 개구율이 종래 50%에서 80%로 증가하고 소비전력이 1.5W로 낮아졌다. 휘도는 당 1백20칸델라로 높아지고 시야각은 상하좌우 1백40도로 넓어졌으며 패널크기는 초미세 접합기술 개발로 28인치 직시형까지 등장했다.

장기적으로 액정은 고도 정보사회의 핵심 디스플레이로 고도성장, 2000년에는 시장규모가 4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액정은 반도체산업과 함께 우리나라 주요 기간산업으로 육성할 가치가 풍부한 산업이다. 종전에는 세계 액정수요의 대부분을 일본이 공급했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제품이 전세계시장의 8%를 점유하고 있다. 액정은 차세대 요구와 일치하는 점이 많아 산업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풍부하며 아직 성숙된 기술이 아니어서 산학연이 함께 액정 구성재료에서부터 제조장비까지 개발할 경우 우리나라는 세계 액정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