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뮤직코리아(대표 윤여을)는 일본문화 수입개방이 시기상조라는 여론에 따라 일본음악(음반) 수입을 당분간 중단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일본 인기가수 도시 구보타가 영어로 취입한 「선샤인 문라이트」를 국내 발매한 데 이어 일본 톱 가수들의 히트곡을 모아놓은 「붐」(96년 10월)과 록그룹 엑스 저팬의 「베스트 오브 X」(올 2월)를 잇달아 선보이는 등 일본음반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본문화 수입개방을 반대하는 의견이 각종 민간단체와 PC통신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정부 주무부서 및 관련 단체가 음반수입을 자제해 줄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하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뮤직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발매한 일본 음반들이 주로 연주곡이거나 영어로 녹음됐기 때문에 법적 하자가 없음에도 반대여론이 형성되면서 수입추천 및 통관이 어려워지는 등 업무상 장애도 발생함에 따라 당분간 수입을 전면 중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5인조 남성밴드인 엑스 저팬은 악마 같은 분장과 무대의상을 무기로 하드코어 계열의 록을 추구하는가 하면 이를 일본 전통음악과 융합한 록발라드를 선보이면서 일본 음악계에서 신화적 존재로 떠오른 그룹이다. 특히 국내 그룹 녹색지대와 포지션이 각각 엑스 저팬의 「세이 애니싱」과 「엔드리스 헤어」를 표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계천 일대에서 무허가, 불법복제 음반이 나돌아 고가(3만원)에 판매되는 등 문제됐었다.
또한 「붐」은 도시 구보타, 세이코, 마시유키 스즈키, 마사토시 오도, 게이코 리 등 일본 정상급 가수들의 히트곡을 집대성한 편집앨범으로 일본 음악계의 현주소를 대변해 일본 문화 수입개방의 대표적인 사례로 인식돼 왔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