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경사, 헤라우스 등이 주도해온 국내 본딩와이어 시장에 올 들어 LG, 희성 등 대그룹사의 잇따른 참여와 다나카 등 일본 유명업체들의 시장공략이 거세지고 있어 적지 않은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그룹 계열의 LG금속과 희성금속은 각각 올 신규 주력사업으로 본딩와이어 시장진출을 확정하고 공장건립과 함께 사업부 구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금속은 우선 용인연구소 내의 파일럿라인을 확충해 시생산에 나서는 한편 정읍공장 완공 후 양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며, 희성금속은 합작선인 다나카의 지원을 받아 인천 남동공단에 신규 양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이같은 대형그룹사의 시장 신규참여로 올해부터 뚜렷한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져 과당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국내 연간 본딩와이어 수요는 20만킬로피트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나 국내 업체들의 생산능력만도 기존 미경사와 헤라우스가 각각 12만킬로피트, 또한 새로 참여한 희성과 LG가 각각 5만킬로피트 이상이어서 외산을 제외하고도 총생산능력이 무려 34만킬로피트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간 미경사와 헤라우스에 밀려 국내시장 점유율이 미미했던 다나까카가 지난해 말부터 BGA패키지 붐을 타고 시장공세를 강화해 주목된다. 다나카는 아남산업 등 대형 수요처들을 대상으로 BGA용 본딩와이어를 공급해 시장점유율을 12%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95년 국산사용 비중이 95%대로 반도체 핵심재료 가운데 가장 높았던 본딩와이어의 자급률은 96년 88%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에는 87%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협회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칩과 이를 받쳐주는 리드프레임을 연결하는 구조재료인 본딩와이어 시장이 올 들어 이처럼 과열되고 있는 것은 BGA 등 새로운 패키지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신규수요가 늘고 있고 비철금속전문 대형업체들이 유관기술을 이용, 반도체분야로 진출을 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그러나 해외시장 개척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자칫 고부가시장은 일본 등 선진업체에 다 뺏기고 국내업체끼리 과당경쟁만 일삼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