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의 수익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신규 시장수요도 활기를 띠지 못해 전자3사가 새로운 활로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전자레인지는 5대 가전제품 중에서 보급률이 가장 낮은 제품. 국내시장의 경우 보급률이 50% 안팎에 그치고 있으며 서유럽 지역과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이용률이 매우 낮은 가전제품이다. 전자3사가 일본과 나란히 세계 시장을 석권해갈 정도로 그동안 전자레인지 사업을 크게 확대 강화해온 이유도 잠재시장이 풍부한 등 장래성이 좋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 그러나 요즘 전자레인지사업부는 한마디로 울쌍이다.
우선 국내시장이 좀처럼 기력을 찾지못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수요가 10% 이상(금액) 감소한 데 이어 올들어서도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업계에서 예상하고 있는 1천억원대(4.7% 증가) 턱걸이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보급률이 의미하듯이 아직은 생필품으로 인식되지 않아 경기에 아주 민감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전자3사가 지난해 경기의존형 전자레인지 시장성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급형 제품쪽에 힘을 쏟았지만 경기침체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사실도 이를 반증한다.
수익성도 예전 같지 않다. 전자3사가 시장수요를 부추기기 위해 고급형과 보급형으로 이원화 전략을 구사하면서 특히 보급형 제품의 수익성은 손익분기점 이하를 오가고 있는 실정이다.또 여기에는 최근 몇차례에 걸친 가격인하와 고임금 구조가 주된 이유였지만 핵심부품의 수입의존과 같은 제품생산비를 낮추지 못하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올해도 전자3사의 전자레인지 부품구매 계획액 8천9백29억원중 20%에 달하는 1천7백89억원을 수입할 예정이다.
수출도 원화절하가 엔화절하를 따라가지 못해 주요 시장에서 출혈경쟁에 시달리는 실정이다.이는 곧바로 수출채산성의 악화로 나타나 일본을 제치고 세계시장 선두고지에 올라서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자3사는 그래서 국내시장은 고부가가치 제품, 해외시장은 틈새시장과 현지생산 제품으로 새로운 가닥을 잡고 있다. 국내생산의 경우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시장점유율 제고 또는 판매확대는 더이상 전자3사가 새로 정립한 경영전략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전자레인지 사업의 장래를 불투명하게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도 일본 브랜드와 각축전을 벌이는 북미,서구 지역 등 선진시장에선 현지생산 제품으로 승부를 내고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수출은 올해 시장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유럽(21.3%) 아시아(14.3%) 중남미(13.6%) 지역 쪽에 주력하면서 신흥시장을 선점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