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상가 덤핑PC 대거 유입... 컴유통업체 잇단 부도 여파

중견 컴퓨터 유통업체의 잇따른 연쇄부도로 부도업체의 덤핑제품이 상가로 대거 유입되면서 컴퓨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IPC에 이어 아프로만, 한국소프트정보통신 등 컴퓨터 유통업체들이 연이어 쓰러지면서 이들 업체가 자금확보 차원에서 시장에 출하한 덤핌물량과 채군단이 확보한 물량이 유통상가에 대거 흘러듦에 따라 이들 덤핑제품은 물론 일반 컴퓨터 가격까지 10% 이상의 가격인하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그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VGA카드 등 주변기기 가격까지 소폭 동반하락하고 있다.

이달들어 서울 용산상가와 부산 가야상가 등 전자상가 지역에는 지난달 부도가 난 한국IPC의 「헬리우스」 「마이지니」 PC가 덤핑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지난달 중순에 1백40만원과 1백70만원의 가격을 유지했던 1백33급 헬리우스와 펜티엄 1백66급 마이지니가 시중 유통상가에서 1백20만원과 1백40만원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이어 아프로만의 부도이후 그동안 각 대리점에 출하됐던 윈엑스퍼펙트 그래픽카드(VGA)를 비롯해 후지쯔 HDD 큐레이저 및 피카소 등 주변기기들까지 덤핑매물의 영향으로 가격이 정상적인 거래가보다 평균 1만~2만원 정도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부도 처리된 한국소프트정보통신의 「아이비그린」컴퓨터도 일부 유통되고 있는데 지난해 말까지 가격이 1백50만원을 유지했으나 최근에는 최신 사양을 기준으로 1백30만원대 이하의 가격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조립PC제품들까지 이같은 제품의 영향을 받아 불과 한달 전만 해도 멀티미디어 사양의 1백33급 펜티엄PC가 1백60만원선에 판매됐는데 부도이후 1백40만원선으로 뚝 떨어졌다.

부산지역 컴퓨터 유통시장에도 연쇄부도가 난 업체들의 덤핑매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이들 제품이 지난해 말에 비해 평균 10만∼20만원 정도 하락하고 있고 이같은 영향을 받아 기존 조립PC업체 제품도 평균 5만∼10만원 정도 떨어진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용산상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부도업체의 제품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부도 피해업체들이 자금확보 차원에서 부실채권 대신 확보한 제품을 시장에 대거 출하하고 있어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있는데다 부도업체의 제품에 대해 AS를 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영복, 윤승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