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회오리`에 휘말린 용산상가 스케치

부도 한파로 매출과 이미지에 크게 타격을 입은 용산전자상가 컴퓨터업계가 이를 만회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비지땀.

지난 15일 6개 상가 컴퓨터연합 상우회장들은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각 언론사들이 피해규모 및 파장 등에 대해 각기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취재창구를 일원화함과 동시에 조속한 시일내에 진상을 파악, 각 언론사에 통보해 주겠다고 약속.

컴퓨터 보안기 전문업체인 G사는 최근 부도사태로 경색돼 있는 시장상황을 역으로 이용, 초강세(?) 마케팅정책을 펼치고 있어 눈길.

G사는 부도피해와는 상관없는 업체지만 시장기류가 살얼음을 걷는 것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앉아서 주문물량을 받기보다는 직접 매장을 찾아가 사주와의 면담, 매장상황 파악, 재정상태를 확인한 후 제품을 공급하는 「일선영업」을 강화해 오히려 「불황중 호황」을 구가하는 등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이 때문에 탑차까지 구입해 용산외 지역을 클로버형태로 순회하는 「클로버팀」이라는 태스크포스를 새로 구성했다는 G사의 C사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를 멈추지 않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며 『앞으로 각종 국제규격 획득과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에도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

이번 부도의 간접적인 피해중 가장 큰 문제는 자금경색으로, 용산전자상가 컴퓨터업체 상인들은 금융계, 정부요로를 찾아다니며 지원을 호소하느라 동분서주.

일단 어음결제가 막히고 가계수표마저 불신하다 보니 결제수단이라곤 오로지 현금밖에 없는 상황으로 자금난이 가중돼 상인대표들은 최소한 진성어음에 대해서만큼은 할인 및 융통이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금융계에 선처(?)를 호소.

상인들은 또 구청, 세무서, 서울시 담당관 등을 찾아다니며 자금융통을 요구하고 있고, 재경원, 통산부, 정통부, 중기청 등 정부기관에서도 이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용산전자상가의 부도피해 복구는 새로운 희색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

PC경기의 최대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졸업, 입학시즌에 된서리를 맞은 용산전자상가는 사태수습과 함께 하루라도 빨리 손님을 맞을 채비에 손놀림이 바쁜 모습.

매장정리와 함께 기존 AS센터의 기능강화, 고충 신고센터의 풀가동 등을 최대의 홍보건으로 삼아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

이번 부도사태로 졸업, 입학 특수를 메이커PC가 독점할 수도 있다고 판단한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은 조립PC의 장점과 특히 그간 문제로 지적돼온 AS에 대한 신뢰를 심는 데 주력키로 하고 연합상가상우회를 중심으로 기존기구 재정비에 진력.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