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직업도 있어요] 컴서적 출판대행

"어떤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컴퓨터 서적은 시장성과 시기성이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내용뿐만아니라 편집과 디자인적인 요소도 흥행에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이태용씨는 출판사들의 입맛에 맞는 출판기획을 전담하는 컴서적출판대행업자다. 최근 컴퓨터 서적의 유행추세나 고객의 선호도 조사는 물론 교정, 편집까지 이르는 출판 전반에 걸친 작업을 대행해준다. 필자섭외와 지속적인 관리도 출판기획자에게는 중요한 일. 컴퓨터서적출간에는 관계분야의 전문인 확보가 무엇보다도 선행돼야하기 때문이다. 인세를 계약하거나 지불과정과 상호간의 계약이행여부도 출판사와 필자간의 연결고리로서 원활토록 조정해준다.

결국 아이템선정에서 인쇄직전까지의 과정을 전담하는 셈이다.

이 씨가 컴서적 출판대행이라는 틈새시장을 착안해낸것은 잡지기고나 단행본 출판을 경험해보면서. 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해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데다 전문지식을 글로 표현하는 일을 간간히 하면서 출판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주로 컴퓨터 잡지의 소프트웨어 활용법이나 하드웨어 리뷰기사를 기고하거나 정보문화사와 인포북 등 컴퓨터서적 전문출판사에 도스나 한글, 윈도 등 단행본을 직접 출간해보면서 이같은 사업의 가능성을 조사해왔다.

"출판기획자는 출판 매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독자들의 선호도파악과 아이템 선정에서 특별한 기획력이 요구되는 직업입니다." 출판, 특히 컴퓨터 출판은 흥행성을 예측하기가 어렵고 아이템 선정을 잘못했을 때 손해보기 쉬운 분야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기간이 출간일정보다 빠르거나 과정이 복잡해 예기치않은 복명이 많이 존재하는 분야다.

따라서 출판기획자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업계의 동향과 출판계 조류, 인맥형성 등 폭넓은 능력을 요구하는 직업인 셈이다. 이태용씨가 이같은 과정을 거쳐서 출간한 서적은 「인터넷에서 WWW까지」와 「한글 파워포인트 95 활용하기」를 포함 총 10여권. 전문활용서와 입문서 등 분야에 따른 구분없이 출간했으며 독자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폭넓은 활동에 비해 수입은 미미한 편.

보통 인세의 2내지 3% 정도가 출판기획자에게 주어지는 배당. 월평균 1백50만원선으로 개인적으로 기고를 할 때보다 더 열악한 경우도 발생하곤 한다. 오피스텔 임대료와 운영비로 쓰면 빠듯한 수입이지만 이런 직업자체가 좋고 앞으로의 컴퓨터 출판 동향이 이런 형식으로 진전될 것이라는 판단이므로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최근에는 서적의 품질이나 편집방향을 출간전에 조사해보는 테스트그룹을 구성해 혹시도 있을지모를 오류를 체크하거나 더좋은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작업도 병행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체시장의 규모가 작은 상황에서 출판사간의 경쟁이 심하고 아이템선정에 있어서도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기 때문에 좋은 책을 출간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테스트 그룹이 그 일부로 다양한 계층의 예비독자들에게 의견을 수렴하거나 편집방향 자체를 제고해보고 있다.

보통 젊은이들에서는 책을 완성한 후 7∼10일간의 테스트 과정을 거쳐 출간하며 출간일정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독자들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사후 품질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

"출판기획자는 신선한 기획과 아이템을 기반으로 매너리즘에 빠져 새로운 시도를 하지못하는 일부출판사들에게 큰 활력을 주는 직업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이태용씨는 웨이트그룹과 같이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 전문출판사로서 성장하려면 독자의 성향과 시장조류를 파악하는 노력하지 않고는 힘들 것이라며 톡톡튀는 아이템 발굴과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한 출판기획자가 컴퓨터 서적의 품질향상에 큰 기여를하는 직업을 자리잡을 것이라고 한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