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고 했는가. 서울 용산상가의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 중견기업들의 연쇄부도 회오리 속에 거의 유통망 붕괴상황에까지 이른 「불황의 파고」 아래서도 일부 게임타이틀이 「호황판매」를 지속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위기의 「스타 3총사」는 「커맨드 앤 컨커(C&C) 레드얼렛(적색경보)」 「삼국지 5」 「웨이지스 오브 워」이다. 이들은 각각 웨스트우드(공급 동서게임채널), 코에이(공급 비스코), 3DO(공급 메디아소프트)라는 세계 게임계의 거물들이 제작한 것이다.
지난해 말 국내에 선보인 레드얼렛과 삼국지 5는 불과 한 달 보름 남짓만에 3만카피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빅히트 기준으로 꼽히는 5만카피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초 출하되기 시작한 웨이지스 오브 워도 벌써 1만카피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1만카피 정도만 판매돼도 「성공작」으로 치부되는 게임시장에서 이들의 공급량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스타 3총사의 히트비결은 레드얼렛과 삼국지 5의 경우 이미 전편의 시리즈를 통해 전세계적인 인지도와 기대를 모았던 것이 주효했고 웨이지스 오브 워는 그래픽이 가장 뛰어나다는 3DO의 국내 첫 출시작이라는 화제성으로 압축된다.
레드얼렛은 게임마니아들의 밤잠을 설치게 한 「C&C」의 후속작으로 알려지면서 단연 인기를 끌었고 삼국지 5 역시 5편까지 제작된 시리즈(국내 판매는 3편부터)가 모조리 빅히트를 기록한 유례없는 작품이다. 한 마디로 상당한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품이 게이머들의 「입 선전」까지 더해져 히트행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의 히트가 특히 주목받는 것은 현재의 시장상황과 관련해서다. 대형 유통업체의 잇단 부도로 유통망 자체가 붕괴 일보 직전에 있는 데다가 여타 견실한 기업들조차 자금난에 쫓기면서 무기력한 장세가 계속되는 틈바구니에서 이 정도의 판매는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장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주도주」가 필요한데 이들 3총사는 그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제품은 모두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이다. 지난해부터 게임시장의 흐름을 죄우하는 키워드로 등장한 것이 전략 시뮬레이션부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제품의 히트는 꺼져가는 시장분위기를 되살릴 불씨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아무리 불황일지라도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할 만큼 뛰어나게 제작된 제품은 역시 잘 팔린다는 평범한 진리를 입증하는 사례일 뿐이를 장세 반전의 발판으로 삼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런 시기에 히트작이 나온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게이머들의 관심과 구매심리를 붙들어 놓는 효과가 있어 큰 위안으로 삼고 있다. 더욱이 그들이 모두 주도주인 전략 시뮬레이션부문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레드얼렛은 아인슈타인이 2차대전의 전범이며 유태인 학살의 주범인 히틀러를 역사 속에서 지워버리기 위해 타임머신을 제작, 과거로 돌아가 이에는 성공하지만 시간계산을 잘못해 소련이 유럽을 침공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엄밀한 의미에서 C&C 시리즈로는 볼 수 없으며 이미 후편이 제작중이다.
삼국지 5는 삼국지를 토대로 한 시뮬레이션으로 이번에는 선택 가능한 시나리오가 6개로 늘어났고 그 중에서도 장각이 이끄는 황건적이 중국대륙을 통일할 경우의 상황설정이 흥미를 배가시킨다.
웨이지스 오브 워는 시뮬레이션 및 전쟁게임 마니아들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캐릭터당 1천프레임 이상의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최상의 리얼리티를 제공한다. 3DO의 강점을 유감없이 보여준다는 평이다.
<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