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국제공항 관련 프로젝트를 준비중인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올 하반기부터는 고생문이 훤히 열렸다』고 한숨짓고 있다.
경비보안, 엘리베이터, 항공기 탑승교 등 신규 프로젝트와 지난해 주계약자가 선정된 공항종합정보서비스센터(MIS) 하부시스템 발주가 올해부터 집중될 전망인 데다 업체간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사전 탐색작업이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수도권 신공항건설공단측이 본격적인 공항공사를 이유로 공단본사를 서울 여의도에서 공사현장인 인천 영종도로 오는 6월까지 모두 이전할 계획 이어서 시간을 돈으로 생각하는 기업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 신공항건설공단측은 그동안 부지조성공사 위주로 진행돼 온 인천국제공항 건설현장에서 올해부터는 여객터미널, 비행장시설, 부대시설 등 각종 시설공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공사의 현장지휘를 위해 수도권 신공항건설공단 본사를 현장으로 이전키로 하고 현장관리부서인 재산관리처, 토목처, 설비 1처, 개발처 등 4개부서 84명의 직원들이 지난 19일 모두 영종도로 옮긴 데 이어 6월까지는 강동석 이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4백12명이 모두 영종도 현장으로 옮길 예정이다.
여기에는 홍보실과 자금, 계약담당 부서도 포함돼 업체 계약담당자들은 물론 언론사들의 취재에도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단측은 인근 인천시와 김포군 등에서 출, 퇴근하는 일부 경우를 제외한 공단직원들의 출, 퇴근 및 숙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근로자들과 공단 임직원들이 숙식할 수 있는 1만3천명 수용규모의 단지를 조성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공단측의 입장만을 감안한 것으로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부분의 업체 관계자들은 공단측과의 업무협의나 입찰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하루 이상을 소비해야 하는 데다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불만이 쏟아나오고 있다.
공단 실무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가족과 생이별해야 하는 문제」에서부터 「업체들과의 업무협의를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자리를 떠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여 업무효율성이 오히려 떨어진다」는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공단측은 이와 관련, 근로자들과 업무관계자들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1백40∼1천인승 여객선 5대를 임대해 오는 10월부터 김포군 율도와 영종도간을 정기운항할 계획이며 자체 선박의 건조도 추진하고 버스 5대와 지프형 차량 14대를 확보 공사현장구간을 운행하는 등 업계의 고충을 최대한 덜어 줄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단측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약자의 입장인 업계로서는 불만이 있어도 따라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도 『기업의 경쟁력을 살린다는 측면에서도 업계의 고충을 십분 받아들여 공사현장과 다소 관계가 없는 전자, 통신, 자금, 계약담당부서의 경우 이전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단의 한 관계자는 『숙소문제는 그렇다해도 각종 복지시설이 어떻게 조성될지 의문』이라며 『마치 중동 건설현장으로 떠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창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