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새로 발표된 美MS 조직도 속뜻 뭔가

전세계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기업 조직 편성의 「바이블」로 여기고 있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97년판 조직도가 최근 공개됐다.

MS가 전세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배포하고 있는 고급 뉴스레터 「디렉션스 온 마이크로소프트」 1월호에 따르면 97년 MS 조직도는 96년 조직도에 비해 인터넷, 운용체계 중심의 플랫폼&애플리케이션그룹과 온라인, 콘텐트를 담당하는 인터액티브 미디어그룹을 크게 보강하거나 신설한 것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타났다.

97년 조직도에는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인 빌 게이츠 회장을 정점으로 6개 그룹과 각 그룹 산하에 1개에서 최고 6개까지의 사업본부 또는 사업부가 있다. 6개 그룹은 판매&지원(스티브 발머 수석부사장), 플랫폼, 애플리케이션(폴 매리츠 그룹부사장), 인터액티브 미디어(피트 히긴스 그룹부사장), 전략기술기획실(네이던 미어볼드 그룹부사장 겸 CTO), 경영기획실(보브 허볼드 수석부사장 겸 COO), 대외협력실(윌리엄 뉴컴 선임부사장) 등이다.

부사장급 이상 임원 현황을 보면 회장 1명, 수석부사장급 2명, 그룹부사장급 4명, 선임부사장급 5명을 비롯, 사장급 2명과 부사장급 32명 등이다. 우리나라식으로 표현하면 수석부사장은 부회장, 그룹부사장은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 선임부사장은 계열사 대표이사 부사장, 사장은 독립채산제 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일반 사업본부장 등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한국법인인 (주)마이크로소프트의 김재민 사장은 MS 본사직급으로는 총괄이사다.

97년 조직도에서는 특히 주요 임원들의 역할과 보직에도 큰 변화가 따랐는데 기존 플랫폼그룹을 담당했던 폴 매리츠 그룹부사장은 MS의 핵심조직인 플랫폼&애플리케이션그룹장을 맡았다. 폴 매리츠는 「오피스97」 등 데스크톱,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 브라우저, 「비주얼베이식」 등 개발도구를 담당하는 브래드 실버버그 선임부사장과 「윈도95」 「윈도NT」 「백오피스」 시스템을 담당하는 짐 앨친 선임부사장을 각각 왼팔과 오른팔로 거느린 MS의 3대 실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휘하에 있는 실버버그와 앨친은 MS의 수많은 두뇌 집단을 직접 지휘하는 양대 야전사령관들로 이들은 특히 그룹장이 아니면서도 8명으로 구성된 중역회의에 참석하는 권한을 갖고 있기도 하다.

폴 매리츠와 함께 부상한 인물은 피트 히긴스 그룹부사장. 그는 지난해까지 자신보다 선임인 네이던 미어볼드 그룹부사장과 공동 그룹장을 맡았던 애플리케이션&콘텐트그룹에서 전략기술연구분야와 데스크톱사업부를 제외한 5개 사업부를 주축으로 신설한 인터액티브 미디어그룹의 그룹장으로 승진했다. 이 그룹의 주요 사업은 MSNBC와 MSN 등 온라인, 각종 CD롬 타이틀, 가정용 소프트웨어, 마우스와 게임기 등 하드웨어 등이다.

폴 매리츠, 피트 히긴스와 달리 조직도 상에서 임무 영역이 크게 축소된 이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수제자로 알려진 네이던 미어볼드 그룹부사장. 그는 지난해 애플리케이션&콘텐트그룹에서 분리된 전략기술연구부를 그룹급으로 승격시킨 전략기술기획실의 책임자(CTO)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그는 MS의 투자 및 R&D계획을 책임지는 보이지 않는 실세라는 분석이다.

빌 게이츠 회장에 이어 MS의 2인자인 판매&지원그룹장 스티브 발머 수석부사장의 입지는 거의 변화되지 않았다. 단지 그를 수석보좌해온 북미본부장 제프 레익스 선임부사장이 그룹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임무가 총괄마케팅으로 확대됐을 뿐이다.

한편 MS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중역회의 멤버로는 스티브 발머, 폴 매리츠, 피트 히긴스, 네이던 미어볼드, 보브 허볼드를 비롯해 앞서 소개한 브래드 실버버그, 짐 앨친, 제프 레익스 등이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