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인쇄회로기판(PCB)전문업체인 일본 CMK社가 탁월한 지명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관련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MK는 한국 PCB시장이 최근들어 컴퓨터(노트북PC), 정보통신(이동통신), 자동차(전장) 등 이른바 「3C」시장의 부상으로 활황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을 겨냥,본격 시장공략에 들어갔다. CMK는 올들어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과 전문업체를 중심으로 생산이 급증하고 있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의 디지털휴대폰시장을 우선 공략키로 하고 최근 삼성전기와 함께 삼성전자 「애니콜」용 로직보드에 첨단 6층 IVH기판을 주력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CMK는 또한 특유의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단면 PCB시장 공략을 위해서도 지난해 말 LG전자 인도네시아공장의 TV, VCR 등 주요 가전수요를 대거 잠식한 여세를 몰아 본격적인 한국상륙을 추진중이며,CDP, CD롬드라이브 등 CD매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실버스루홀PCB시장 등 국내 PCB시장 전부문에 걸친 파상공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CMK의 한국시장공략 강화 움직임은 엔화가치의 급격한 하락으로 한국에서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회복된데다 범용제품이 주류를 이루던 국내 PCB시장이 노트북PC, TFT LCD, 디지털 휴대폰, 시티폰 등 차세대 이동통신단말기와 BGA기판 등으로 갈수록 고부가, 박판화되면서 잠재력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적극적인 세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CMK가 동남아 전자시장의 침체에 따른 고전을 한국시장에서 만회하려는 전략도 주된 원인일 것』으로 분석하며 『세계 최대업체란 지명도에다 PCB에 관한한 「토털솔루션」이 가능한 CMK의 출현이 엔저를 계기로 일본업체들이 본격 공세를 가하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면, 양면, 다층(MLB)에 이르는 거의 모든 PCB를 생산하는 CMK는 PCB메이커로는 유일하게 연간 매출액이 10달러(95년)를 넘는 업체로 히타치, 맥트론 등 세계 2,3위권 업체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는 부동의 선두업체이며 국내에는 70년대 새한전자(당시 한국중명)와 합작투자로 진출했다가 철수한 바 있다.
한편 그동안 일본에서 수입돼온 PCB는 일본 JCI의 BGA기판 등 아직 국내 생산이 취약하고 일본이 아니면 구매 자체가 어려운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 엔화가치 하락으로 국내에서 조달가능한 8층 이하의 범용제품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