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일체형PC가 사라진다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가 하나로 연결된 일체형 PC가 급속한 퇴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업그레이드가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 본체와 모니터 분리형인 일반 PC와 뚜렷한 가격차별화도 이뤄지지않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일체형PC는 지난 95년에 첫선을 보인 이래 2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PC시장에서 사라질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LG-IBM, 대우통신, 코리아데이타시스템(KDS) 등 주요 PC업체들은 지난해까지 경쟁적으로 출시한 일체형PC 생산을 전면 중단하거나 재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본체와 모니터를 결합한 일체형PC인 「매직스타」를 출시한 이후 시장잠재력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후속제품의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따라 삼성전자의 일체형PC는 올해를 고비로 그 모습을 감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처음으로 지난 95년 일체형PC를 선보인 LG전자의 PC사업을 이관받은 LG-IBM도 일체형PC의 금형설계비를 포함한 제품개발비에 비해 시장 규모가 너무 작아 실익이 없다는 판단 아래 올해부터 일체형PC를 생산하지 않을 계획이다.

특히 LG-IBM은 일반 PC와 비교해 제품 디자인 및 가격차별화현상이 최근들어 유명무실해지는 등 일체형PC의 강점이 크게 퇴색돼 수요층이 거의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LG전자에 이어 일체형PC 「코러스홈」을 출시한 대우통신은 대대적인 광고 및 판촉전략을 구사했으나 일체형PC의 판매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일체형PC에 대한 전면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코러스홈의 후속모델을 지난 연말 이미 개발완료했으나 시장상황이 워낙 불투명해 일체형PC의 출시를 무기한 연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리아데이타시스템도 지난해까지 17인치 모니터를 채용한 일체형PC 「오케스트라」 및 후속제품을 잇달아 선보였으나 수요창출이 갈수록 어려워짐에 따라 내수판매를 중단했다.

이같은 PC업체들의 움직임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디자인을 다양화하고 가전제품처럼 사용하기 쉬워 당초 일체형PC의 폭발적인 시장확대를 기대했으나 수요자들의 구매력이 현저히 떨어져 시장 자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체형PC 제품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일체형PC 제품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PC시장에서 완전히 그 모습을 감출 것이라는게 업계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