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 카세트시장, 국산-일산 제품간 한판 승부

지금까지 일본제품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소형 헤드폰 카세트시장을 되찾기 위해 국내업체들이 사업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헤드폰 카세트 업체들은 최근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고성능 헤드폰 카세트를 잇따라 개발하는 한편 다양한 사업을 벌여 일본 제품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현재 헤드폰 카세트시장은 밀수품을 포함해 연간 1백80만대, 금액 기준으로는 2천6백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밀수품을 포함한 일제 헤드폰 카세트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국내업체들의 사업강화로 국산품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오디오 사업부 차원에서 헤드폰 카세트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LG전자는 올해 초 한번 충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재생할 수 있는 헤드폰 카세트 「아하프리」 2탄을 개발했다. 과거 한번 충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은 65시간 재생하는 일제 파나소닉 제품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에 LG전자가 개발한 제품은 이보다 20시간 이상 오래 쓸 수 있어 일제 카세트보다 기술수준이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제품에는 LG전자의 멀티미디어 연구소, 오디오 연구소, 오디오 설계실 등의 연구원들이 2년간 25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저소비전력형 데크 메카니즘, 다이렉트 기어 드라이브 모터 등 첨단기술이 채용됐으며 LG전자는 이 기술들을 세계 40여개국에 특허출원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세계 최고 수준의 초소형 두께를 가진 헤드폰 카세트 「마이 마이」를 개발,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 제품의 두께는 23로 녹음과 라디오기능이 채용된 제품 가운데 가장 얇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음질향상을 위해 중저음을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30억원 가량을 투자, 카세트의 외장도금과 알루미늄 가공기술을 개선하고 있으며 이 제품보다 두께가 더 얇고 디자인이 개선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업체들은 또 제품판매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4일부터 3월2일까지 일제 헤드폰 카세트의 유통 1번지라 할 수 있는 용산전자상가에서 「마이 마이」 신제품 출시 판촉행사의 하나로 일제와의 비교시연회를 열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지금까지 전국 2천여 가전대리점 위주로 판매했던 헤드폰 카세트를 전국 1천5백여 C&C대리점에도 공급하는 등 유통망 강화에 힘쓰고 있으며 청소년들에게 제품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외계인 모양의 마스콧을 제작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도 제품판매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한달간 서울 마로니에공원, 잠실, 신촌 등지에서 로드쇼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은 LG전자는 올해에 이를 전국으로 확대, 이달 말 서울 로드쇼를 시작으로 4월초까지 대전, 부산, 광주, 대구 등 전국 주요도시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품이 일제에 못지않은 성능을 갖게 됨에 따라 대대적인 제품 홍보와 막강한 서비스 체제 활용 등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