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의 고성장세에 편승, 경기부진 속에서도 비교적 호황을 누려온 페라이트코어업체들이 대기업들의 가격인하 압력, 큰 폭의 수요감소, 코어 공급과잉 등으로 심각한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화전자, 이수세라믹 등 페라이트코어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미쓰비시 등 일본업체들의 저가공세가 계속되면서 대기업들로부터 일본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인하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코어 공급량 증가와 수요 위축까지 겹쳐 올해 경영구조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어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대기업들과 가격인하 폭을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해 왔으나 결국 품목별로 10∼20% 정도를 인하하기로 하고 일부는 다음달부터 적용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어의 주수요처인 브라운관시장이 최근 공급과잉 현상을 보이면서 코어의 수요마저 크게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코어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의 브라운관 생산업체인 삼성전관은 최근 브라운관 감산계획을 검토하는 등 브라운관 공급과잉은 하반기에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수요위축과 달리 코어공급은 국내 및 일본업체들의 대대적인 증설로 과잉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삼화전자, 이수세라믹 등 국내업체들과 일본업체들이 코어 품귀현상이 빚어졌던 95년부터 대대적인 증설을 단행,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량을 대폭 늘렸기 때문으로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10% 이상 공급이 많은 상태라는 것이 코어업체들의 분석이다.
코어업체들은 『주력품목인 편향요크(DY) 및 고압트랜스(FBT)용 코어의 경상이익률이 지금도 5% 수준에 불과한데 뚜렷한 대책도 없어 앞으로는 밑지고 팔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고심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