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전자부품에 대한 통합품질인증제도로 「부품의 CE마크제」로도 불리는 「CECC마크」인증에 대한 부품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CECC마크의 실체와 승인획득요령 등을 개략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개요
CECC는 CENELEC(유럽전기술표준화위원회) Electronic Components Commitee)의 두음조합어로 EU의 15개국이 주축이 돼 만든 단일 부품인증제다. CECC의 목적은 중복된 부품승인을 피하고 CECC가 제정한 규격을 적용함으로써 신뢰성 있는 부품을 공통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CECC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국제부품승인제인 IECQ의 요구내용을 근간으로 하고 있어 거의 비슷하나 승인절차나 지명도면에서 적어도 EU내에서는 유리하다. IECQ가 IECQ회원국간 통용되는 제도라면 CECC마크는 EU회원국간에 통용되며,근본적으로 CECC마크는 강제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란 점에서 CE마크와는 다르다.
그동안 CECC는 원칙적으로 EU역내의 부품제조자에게만 적용토록 운영돼왔으나 지난해 원칙을 바꿔 EU역외 제조자들도 인증의 길이 열려 일본 등 역외업체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CECC는 최근 IECQ와의 상호인증을 추진,결과에 따라 對EU 전자부품 수출시 지금보다 훨씬 효과적인 승인제도로 의미가 격상될 공산이 크다.
승인 절차
승인루트와 승인기관이 매우 다양한 CE마크와 달리 CECC마크는 원칙적으로 승인기관이 EU 각 국가에 하나뿐인 국가공인감독기관(NSI)으로 한정돼 있다. 특히 제조자 스스로 기술문서(TCF)를 작성,자기적합선언(DOC)을 내리는 CE마크와 달리 CECC마크는 반드시 NSI를 통한 공장심사 및 품질시험 과정을 거쳐야 한다.
CECC승인을 받으려면 우선 EU국가에 있는 NSI를 선정해야 한다. 다만 NSI는 국가별로 하나씩 있지만 사실상 CECC마크를 종합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곳은 독일 VDE, 영국 BSI, 오스트리아 OVE, 스위스 SEV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인기관을 선정한 후 신청-사전공장심사-최종공장심사 등의 과정을 통과하면 CECC에 업체등록,EU승인서를 받아 CECC마크를 부착,판매할 수 있다.
정해진 CECC의 품질시스템승인을 통과하면 제품에 대한 신뢰성시험을 거치게 되는데,이는 기존 VDE인증 등 개별국가의 품질시험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여기서 기존에 ISO9000시리즈나 IECQ인증을 취득한 업체는 품질시스템 인증시 조건이 유리하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제조업체의 경우 자체 랩(시험소)에 대해서 해당 NSI에서 공식 인정을 받았거나 EU의 인증제도인 EN45000시리즈인증을 취득한 경우 자체 시험성적서가 그대로 인정돼 위트니스시험으로 보다 간단히 CECC마크인증절차를 밟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대우,현대,LG 등이 EN45000인증을 이미 획득했다.
구체적인 승인의 종류에는 모든 제조자가 필수적으로 받아야하는 「제조자인증」을 비롯,「제조자랩인증」, 「생산시설(Capability)인증」, 「기술(Technology)인증」, 「공정(Process)인증」 중 한 루트를 택할 수 있다. 그러나 EU역내에서는 해당업체의 기술수준을 가늠하는 기술인증이 높게 평가된다. 제품을 직접 제조하지 않는 부품 유통업체의 경우는 「공급자인증」과 부품승인시험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테스트랩인증」 루트를 밟을 수 있다.
승인효과
CECC승인의 최대 효과는 무엇보다 하나의 규격 취득으로 여러 국가에 수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EU의 국가별 위상에 따라 독일 VDE가 지명도면에서 가장 앞서는 게 사실이지만 독일 이외의 지역에 수출시 취득해야 했던 별도규격 승인의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매자의 입장에서도 CECC가 인정하는 부품은 국적을 불문하고 별다른 절차없이 믿고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직접 및 로컬방식으로 EU시장공략을 추진하는 국내 부품업체들에게는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외 이미지 개선효과도 크다. EU가 사실상 국제 규격 제, 개정의 키를 쥐고 있는데다 미국 UL과 함께 실질적으로 유럽이 전자부품 품질승인을 양분해왔다는 점에서 CECC인증의 획득은 국제규격취득 이상의 부수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