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대제 삼성전자 시스템LSI 대표

『비메모리 반도체는 표준제품인 메모리와 달리 제품개발과 시장공략에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메모리분야에서 축적한 공정, 생산기술과 종합전자업체로서의 이점을 접목할 경우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세계적인 「메모리맨」으로 꼽히는 진대제 부사장이 시스템LSI 대표이사에 취임한 후 가진 첫 일성은 역시 자신에 차 있다. 국내 메모리산업의 일등공신으로 불리는 그가 이번에는 비메모리맨으로 변신, 또 다른 반도체 신화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우선 시스템LSI사업부의 사령탑을 맡은 소감은.

▲D램 가격하락 등 세계적으로 반도체시장이 여러가지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거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비메모리사업은 반도체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이고 삼성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총집결시킬 경우 메모리에서와 같은 결실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올해를 비메모리사업의 원년으로 보고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비메모리사업 성공을 자신하는 배경은.

▲그간 국내에서 줄곧 비메모리산업 육성을 지적하면서도 실제로 지지부진했던 큰 이유는 메모리에서의 D램과 같은 기술선도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은 D램 복합칩인 MDL과 알파칩, 멀티미디어 시그널 프로세서(MSP) 등 경쟁력을 지닌 간판제품을 확보하고 있고 비메모리 기술이 멀티미디어 추세에 힘입어 아날로그 중심에서 빠르게 디지털쪽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도 분명 호재다. 디지털시장에서는 선발업체나 후발업체가 거의 동일선상에 있다고 본다.

-향후 계획과 주요전략은.

▲앞서 말한 간판제품들을 조기생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게 급선무다. 특히 알파칩의 경우 CPU시장 진입의 전략제품으로 기대를 걸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멀티미디어 제품군을 중심으로 타임 투 마켓 제품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2002년 비메모리시장에서 세계 톱10에 올라서기 위해 전직원에게 창의적인 기술과 지식뿐만 아니라 각자의 혼을 반도체에 심어 세계 최고의 시스템LSI를 만들자는 뜻으로 「Intelligence On Silicon」이라는 모토를 강조하고 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국내 반도체산업이 메모리에서 정상에 올랐던 저력으로 국내업체에는 치외법권처럼 여겨졌던 비메모리시장에서도 선진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보자는 것이다. 이 꿈은 2000년 이후에는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진대제 대표는 지난 74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HP, IBM 등을 거쳐 87년 삼성에 합류, 4MD램을 개발한 후 줄곧 국내 메모리 간판스타로 활약해 왔으며 이같은 반도체산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내달 초에는 한림원에서 수여하는 공학부문 특별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