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보통신사업 해외로 눈돌리자

최근들어 정보통신 분야가 가장 인기 있는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가 업종별 취업선호도로 수위를 차지하는 인기직종으로 부상하고 있고많은 기업들이 정보통신 분야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다. 미래 정보사회의 개막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지금 정보사업에 발을 들여놓지 않으면 영원히 이류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위기감마저 팽배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정부가 통신사업자나 케이블TV사업자를 선정할 때마다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기업이 사활을 건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숱한 기업들이 인터넷이나 시스템통합(SI)사업을 가장 각광받을 신정보통신 분야로 판단하고 선점경쟁에 나서 과열경쟁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정보통신사업인 것만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 분야의 사안 하나 하나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크다. 일개 품목의 반도체 가격 하락이 우리나라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을 정도다. 디지털 코드분할접속(CDMA) 방식의 이동전화시스템 국산화 역시 이제까지 선진국에 의존해 온 국내 이동통신 기술의 자립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 분야에 진출을 추진하거나 이미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은 오는 98년으로 예정된 전면적인 통신시장 개방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이에 대응하는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이동전화나 PC통신 가입자 증가폭이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폭증세를 기록하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의 이같은 괄목할 만한 내수 성장세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정보통신 분야의 거품현상이 사라지고 시장개방을 계기로 본격적인 지구촌 경쟁이 시작된다면 국내기업들이 내수시장에서조차 설 땅을 잃지 않을까 우려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따라서 지금부터 시장개방에 대비한 전략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나름대로 정보통신 분야의 내수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최근 정보통신부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정보통신기기 분야의 무역수지는 1백억달러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가 3백3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정보통신기기 분야는 효자 수출품목으로 한 몫을 톡톡히 한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보통신분야의 수출초과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정보통신기기의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무관세를 추진하는 정보기술협정이나 모든 통신서비스의 예외없는 시장개방이 적용되는 기본통신 협상이 발효되면 시장경쟁력을 지닌 일부 품목이나 서비스만으로는 극심한 경쟁을 헤쳐나갈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최근들어 정보통신 분야의 해외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의 정보통신 기업들이 급증하는 정보통신 내수시장에 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정보통신 분야의 해외시장 개척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크고 작은 많은 기업들이 정보통신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경쟁환경을 질적으로 개선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일면이 있지만 내수시장 공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부터는 내수보다는 해외시장 개척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한다. 물론 정보통신분야의 해외시장 개척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 때 우리는 최근의 선진국들의 잇단 정보통신 시장개방 압력을 오히려 개도국이나 선진국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 분야의 보다 실질적인 해외시장 개척이 시급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