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한국후지쯔와 한국유니시스는 메인프레임업체로 인식되고 있다. 또 한국HP를 비롯, 지멘스피라미드코리아, 쌍용정보통신은 중형급 유닉스 서버를 공급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고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워크스테이션업체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한국컴팩은 PC 전문 공급업체로써 중대형 컴퓨터업계에서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들 업체는 이처럼 특정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불리는 것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과거처럼 특정 제품의 공급업체로 인식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까닭은 품목다변화를 통한 사업다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후지쯔의 경우 지금까지 메인프레임(모델명 GS8000) 위주의 사업을 전개해왔으나 최근 들어 64비트 울트라 스파크칩을 탑재한 유닉스 서버(모델명 그랜파워7000)를 발표하고 올해 예상 매출액 2천억원 중 절반 이상을 유닉스 서버 등 비메인프레임부문에서 달성한다는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
한국유니시스도 메인프레임 전문업체라는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 유닉스 서버(모델명 클리어패스) 및 PC서버(모델명 아쿠안타)의 판매에 영업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고 있으며 한국HP는 워크스테이션 및 유닉스 서버사업에서 축적해온 경험을 살려 최근에는 슈퍼컴퓨터부문에 영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의 시퀀트사업부는 그동안 중형급 유닉스 서버사업에서 구축한 입지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메인프레임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 아래 차세대 중대형 컴퓨팅 설계기법인 비균등메모리접근(NUMA)방식을 적용한 메인프레임급 서버 「NUMA-Q2000」를 최근 국내에 도입한 바 있으며, 지멘스피라미드코리아는 기존 대형 유닉스 서버업체라는 이미지를 탈피한다는 전략 하에 PC서버(모델명 프라이머지)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국내 범용 워크스테이션시장에서 최대의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그래픽 워크스테이션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실리콘그래픽스가 서버시장에 진입한 것은 국내 유닉스 서버시장의 구도재편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다 그동안 PC 및 PC서버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해온 한국컴팩이 최근 워크스테이션(모델명 NT워크스테이션)을 국내에 공급하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중대형 컴퓨터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어 보급형 워크스테이션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오고 있다.
이처럼 국내진출 외국계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이 지금까지 고수해온 독자영역 위주의 사업패턴에서 탈피,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것은 네트워크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컴퓨팅 환경에 대응하려는 자구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영역파괴전략은 기존 시장진출 업체들의 거센 반발을 몰고올 것으로 보여 신, 구업체간 시장장악을 위한 공방전은 올해 컴퓨터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