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규 통신관련 서비스가 잇따라 이뤄지면서 통신사업자들이 전파장애 요인을 피하기 위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적용한 각종 기술개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전력분야에도 이같은 기법 적용 움직임이 나타나 주목을 끌고 있다.
통신분야에서는 주로 셀 플래닝(Cell Planning) 시스템 구축을 위해 GIS기법을 활용하고 있는데 전자지도 상에서의 전파수신감도 최적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지국을 선정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전력분야에서도 GIS기술을 적격지 선정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등장했다. 한전이 최근 경기도 가평변전소에서 신양주변전소에 이르는 7백65 송전선로 건설을 위한 경과지 조사측량 및 환경영향평가 사업자 선정에 나선다고 발표한 것이다.
한전의 이번 사업은 수도권 전력수요 급증에 대비해 전국에 산재한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대용량 전력의 수송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 한전은 GIS기법을 도입한 지는 오래 됐지만 그동안 각종 전력시설물 관리용 DB 구축에만 주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한전이 송전선에서의 고속도로라고 할 7백65 전력선 통과지역 입지선정을 위해 GIS기법을 활용하기로 한 것은 GIS를 환경영향평가 등의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본격적인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사업자인 한전측으로서도 일일이 종이지도 상에 선을 그어가면서 주먹구구식으로 노선을 선정할 수 없는 노릇이며 군부대시설, 보안시설, 통신시설물과의 중첩도 피해야 하는 실질적인 이유도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고압선 자기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이 논란거리로 등장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프로젝트를 맡는 사업자는 이같은 초고압 송전선로 설치와 관련한 장애요소를 전자지도, 위성 디지털 영상이미지 처리, 항측사진, 측량 등을 통해 판단하고 적지선정 요인을 복합적으로 분석, 종합, 시뮬레이션을 통해 평가한 결과를 한전측에 제시하게 된다.
한전은 오는 4월 신가평변전소에서 신양주변전소에 이르는 약 90㎞의 사업지역에 대한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며 향후 3년간 13억여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GIS 적지선정기법에 의한 본격적인 초고압 전력공급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전의 이번 프로젝트는 최근 환경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초보단계에 있는 국내 시설물 입지선정 의사결정 과정에 GIS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것이어서 GIS기술 응용분야를 더욱 확대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