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사업자들, 적자 폭 더 커졌다

지난해 프로그램공급사(PP)와 종합유선방송국(SO) 등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적자규모가 95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보처가 최근 공공채널을 제외한 26개 PP와 53개 SO의 96년 경영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PP들은 지난해 당기 순손실 규모가 평균 92억원을 기록, 전년의 69억원에 비해 33% 가량 늘어났으며, SO들도 적자규모가 지난해 평균 11억3천만원의 순손실을 보여 전년의 9억5천만원에 비해 19% 정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채비율도 큰 폭으로 증가해 PP의 평균부채 비율이 지난 95년 1백77%에서 96년에는 2백44%로 늘어났으며, SO 역시 95년 70%에서 96년 1백6%로 증가했다. 다만 이같은 수치는 지난 95년 우리나라 전체 산업계의 평균 부채비율 2백53%에는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지난해 케이블TV 업체들의 경영실적이 어려워진 것은 방송시간이 늘어나면서 제작비와 인건비 지출이 증가했고 시설이나 인력 등에 대한 초기 투자가 계속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보처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적자규모가 커지긴 했지만 PP나 SO 모두 수입증가율이 지출증가율의 2배에 달하고 있어 이같은 추세를 유지할 경우 PP는 오는 2000년, SO는 99년께는 흑자경영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공보처는 유료시청자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시청 가구가 2백50만이 되는 올 연말께에는 유료시청 가구수가 1백20만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결산이 끝나지 않아 전체 실적을 집계할 수는 없지만 케이블TV PP 가운데 지난해 흑자를 낸 업체는 「39쇼핑」 뿐이며 SO 중에서는 「미래케이블TV」와 「관악케이블TV」 등 두 곳이 흑자경영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케이블TV 사업자의 수입 내역을 보면 PP의 경우 전체수입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95년 57.3%에서 96년 52.3%로 줄었고, 대신에 SO에서 받는 프로그램 사용료(수신료)가 6%에서 10.3%로 소폭 증가했다.

이에 대해 SO는 시청자 증가에 힘입어 수신료 수입 비중이 지난 95년 49.7%에서 96년 70%로 크게 늘었으며 광고비중도 95년 1.8%에서 96년에는 4.2%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