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업체들, 非반도체 분야 진출 붐

국내 반도체장비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반도체장비 업체들의 非반도체 분야로의 사업다각화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반도체용 테스트 핸들러 전문업체인 미래산업이 무인 뱅킹용 암호 발생카드의 개발을 계기로 이 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번 인 테스터 전문업체인 디아이가 CD검사기의 출시를 준비중이다. 또한 반도체용 칠러 생산업체인 다산C&I와 RF제너레이터 개발업체인 영신엔지니어링도 각각 새로운 형태의 냉온수기 및 신소재용 특수 도금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미래산업은 지난 8일 ID와 패스워드의 유출로 인한 각종 문제를 원천방지할 수 있는 공중망 사용자 인증시스템 「Once ID & OASIS 1.0」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네트워크 관련 보안시템 시장 참여를 선언했다.

이 회사는 향후 광속거래(CALS) 및 전자상거래(EC)와의 연동체계 구현과 분산된 형태의 인증 시스템 개발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그동안 에섹,디디 다이아 등의 자회사 설립을 통해 반도체 분야 위주의 사업 다각화에 주력해온 디아이는 최근 CD검사기의 출시를 준비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연말 일본 아드몬社와 이 제품과 관련한 기술협약를 맺고 CD 표면의 각종 물리적 결함들을 검사할 수 있는 CD체크기의 양산에 곧 착수할 예정이며 이 제품의 판매를 통해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가스 스크러버 및 칠러 생산 업체인 다산C&I는 전류의 흐름 방향에 따라 온도가 자동 조절되는 열전소자(Thermo-electric heating & colling Module)를 이용해 기존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냉온수기를 개발하고 오는 하반기 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이 제품에 응용되는 열전소자 기술은 현재 다산C&I가 생산하고 있는 무냉매 방식의 칠러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고주파 발생장치인 RF제너레이터를 개발한 영신엔지니어링은 고주파의 열전도 특성을 응용할 경우 이 장비가 세라믹 등 각종 신소재의 특수 도금은 물론 목재 건조기 및 ICP 분석 장비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 반도체와 함께 이 분야 영업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이러한 사업다각화 노력과 관련해 한 업체 관계자는 『非반도체분야로의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업체가 느는 것은 우선 관련 기술이 어느 정도 안정화돼 응용력까지 갖추게 된데다 보다 안정적이고 다양한 수익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반도체와 같은 첨단 분야에서 성공한 회사라면 어느 분야에 진출하더라도 그 경쟁력은 충분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주상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