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드럼식 세탁기시장이 꽃을 피울까.
최근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계기로 드럼식 세탁기가 국내 세탁기시장에서 얼마나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가전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드럼식 세탁기시장은 거의 불모지와 다름없다. 1백40만대를 헤아리는 전체 세탁기시장에서 드럼식 세탁기의 판매량은 3만대여대로 점유율은 3%를 밑돈다. 그나마 이 시장의 95% 이상을 독일 밀레사의 제품을 비롯한 외산 제품이 독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세탁기시장의 성장이 최근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상황인데도 드럼식 세탁기시장은 해마다 30%씩 커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이 시장을 방치해 온 국내 가전사가 새로 뛰어들면서 드럼식 세탁기시장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드럼식 세탁기는 세탁물이 든 드럼을 회전시켜 낙차에 따른 충격과 세제의 세정력으로 세탁한다.
세탁조 중앙에 있는 봉이 규칙적으로 반전하면서 물살을 형성해 세탁하는 봉 방식이나 세탁조 아래에 있는 회전날개가 회전하면서 생기는 물살이 세탁물에 충격을 줘 세탁하는 회전판 방식과는 세탁원리가 다르다.
미주지역에는 봉 방식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는 회전판 방식이 주로 보급돼 있는데 드럼식 세탁기는 유럽에서 주로 쓰인다.
드럼식은 다른 두 방식과 달리 옷감의 손상이나 엉킴이 적으며 삶는 세탁과 건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물의 소비량도 다른 방식의 절반 수준이어서 환경친화적인 제품이다. 그렇지만 다른 방식에 비해 가격이 두배 정도 비싸며 전기료가 많이 들며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대용량화에도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드럼식 세탁기가 환영받지 않은 이유는 이같은 단점들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드럼식 세탁기 기술의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고질적인 소음과 진동 문제가 해결되고 있으며 절전 제품도 나오고 있다.
특히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물 소비량이 적은 이 드럼식 세탁기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다만 국내에서는 보급률이 낮아 높게 책정돼 있는 가격수준이 드럼식 세탁기시장의 활성화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드럼식 세탁기는 최근 소비를 주도하는 고소득 계층의 구매가 활발한 것에서 알 수 있듯 국내에서도 시장잠재력은 충분히 있는 상품』이라면서 『다만 소비자의 가격저항을 얼마나 누그러뜨릴 수 있느냐가 시장개화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산 드럼식 세탁기가 브랜드 지명도가 아무래도 높은 외산 제품을 얼마나 밀어낼 수 있느냐도 드럼식 세탁기시장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심사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