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영상물시장을 장악하고있는 할리우드의 지배력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이같은 질문에 대해 할리우드의 우위현상이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점차 퇴조의 길을 걷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할리우드주변을 감싸고 있다.
최근 세계영상시장에서 비할리우드 제작의 영화와 TV프로그램은 무시못할 정도로 도약하고있다.지난 95년 세계영상시장 점유율이 9%에 불과했던 독일의 경우 96년에는 점유율이 17%로 껑충 뛰어 올랐다. 세계시장을 주름잡아왔던 할리우드를 당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영상물이 전세계의 극장,TV,비디오 등 다양한 유통경로를 통해벌어들이는 수입은 할리우드 전체수입의 42%정도로 추산되고 있다.어느 경우엔 전체수입의 60∼70%를 해외에서 얻을 때도 있다. 유니버설 픽쳐즈社가 8천5백만 달러를 들여 제작한액션영화 <데이라이트>는 미국 내에서 3천1백만달러 밖에 못벌어 들였지만 해외에서 1억달러의 수입을 올려 손실을 만회하기도 했다.
향후 10년내로 아시아권에 할리우드 직영영화관이 건립되고, 새로운 아시아시장이 속속개발된다면 할리우드 영상물이 해외에서 올리는 수입의 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한동안은 할리우드가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누릴 것이라는 예측도 바로이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문제는 서서히 일어나고있는 세계 영상물시장의 기류변화이다.특히 TV업계의 구도변화는 놀랄만하다.10년 전만 해도 <다이너스티>나 <달라스> 같은 할리우드에서 만든 프로그램이유럽 각국 TV방송의 프라임타임대를 주름잡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TV프로그램은 대부분 유럽국가의 프라임타임대에서 완전히 사라졌거나 소수의 프로그램이 변두리 시간대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동유럽 몇몇 국가에선 아직도 미국 TV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있지만 유럽내의 프로그램 유통 및 제작시장이 활성화할 경우 앞으로 5년안에 다른 유럽국가와 마찬가지로 미국 프로그램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일본 등 아시아권도 최근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제작 및 유통을늘려나가고 있는 추세다.일본 우정성은 지난해 한국 등 몇개국에 방송프로그램 공동제작단지를국제적인 규모로 서리할 것을 제한한 적도 있다.
이같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할리우드가 변화를 시도하고있다. 미국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영화업계에 앞서 해외 제작자와의 공동제작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와 같은대형 제작사들은 공동제작 프로그램을 세계시장에 배포하는 사업까지 겸하고 있다. 소니社의 경우 현재 중국,일본,영국,독일,브라질,인도등과 공동제작을 추진하고 있고, 2년 내로 공동제작 대상국가를 2배 가량 늘릴 예정이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