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해외수출 전략품목 부상

무선호출기(삐삐)가 해외수출 전략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삐삐 수출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평가절하의 영향으로 가격경쟁력이 회복되면서 연초부터 계약이 잇따라 체결되는 등 밝은 전망을 보이자 제조업체들이 「해외수출팀」을 신설하고 기존 수출팀을 재편하는 등 수출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탠더드텔레콤, 팬택, 델타콤, 맥슨전자 등 주요 삐삐제조업체들은 경쟁이 치열한 내수시장 공략보다는 오히려 채산성에서 월등한 해외시장 개척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탠더드텔레콤(대표 임영식)은 국내 삐삐 단일 수출물량으로는 최대규모인 40만대, 2천만 달러어치를 중국에 수출하기로 지난 1월 홍콩의 아주전신그룹과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미국 현지법인을 통한 수출도 추진, 올해 5천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릴 계획이다.

뉴메릭삐삐시장에서 「이글캡」 돌풍을 일으킨 델타콤(대표 한강춘)은 지난 2월 미국 워싱톤주의 삐삐서비스사업자인 킹텔레콤과 1년 동안에 총 24만대, 1천1백만 달러 어치의 9백MHz대역 뉴메릭삐삐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델타콤은 또 대만 타이페이시의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인 ACTI사와 2백MHz대역 뉴메릭삐삐 5만대 가량을 자가 브랜드인 「이글캡」으로 수출키로 하고 현재 본계약 체결을 추진 중이다.

맥슨전자(대표 윤두영) 역시 최근 미국의 10대 삐삐서비스 사업자인 페이지마트사와 OEM방식으로 모두 20만개, 7백만 달러 규모의 삐삐를 수출키로 하고 최근 뉴저지주 소재 브라드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맥슨전자는 미국 수출을 계기로 올해 해외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 아래 상반기에 어미스와 플렉스방식의 고속삐삐를 개발, 유럽, 미국, 중국지역 등을 대상으로 모두 1천만 달러 어치의 수출실적을 올릴 계획이다.

흥창물산(대표 손정수)도 삐삐 해외시장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통신사업부내 삐삐사업을 담당할 전담조직을 확대 편성, 미국과 브라질 등 북, 남미지역 등을 대상으로 삐삐수출을 확대해 올해 모두 1백40억원의 수출실적을 올릴 계획이다.

또 독일과 미국 현지법인을 적극 활용해 현지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중국 북경지사와 일본지사 등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의 발판을 마련키로 했다.

지난해 1천5백만 달러의 해외수출 실적을 달성한 팬택(대표 박병엽)은 올해 일본시장을 주공략 대상으로 삼고 고속삐삐 등을 수출, 모두 3천8백만 달러의 해외수출 실적을 달성키로 했다.

광역삐삐시장에서 「어필」돌풍을 몰고온 엠아이텔(대표 이가형)도 올초 「해외수출팀」을 신설해 올해 7백50만 달러를 수출목표로 책정했다.

이밖에 텔슨전자, 와이드텔레콤, 광명텔레콤 등 삐삐공급업체들도 올해부터 해외분야로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어 앞으로 국내 제조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