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로 보는 컴퓨터 역사 45] 보호모드

보호모드(Protected Mode)는 OS가 컴퓨터에서 실행되는 응용 프로그램을 메모리에 할당하는 방식을 뜻한다.

82년 인텔이 80286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하면서 PC에도 보호모드가 도입됐다. 물론 개념은 이전부터 발표돼 있었으나 80286에 이르러서야 완벽한 보호모드를 지원하게 됐다. 현재 기본적인 운용체계로 자리잡고 있는 윈도나 OS/2와 같은 OS들은 기본적으로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메모리 할당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PC등장 초기만 해도 이같은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보호모드는 하나의 프로그램이 사용하는 메모리 영역을 따로 지정함으로써 함께 실행하는 프로그램과의 충돌을 막아주는 방식으로 윈도나 OS/2 등 OS에서 사용한 메모리 할당기법이다. 이에 비해 리얼모드는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이 실행되면 프로그램이 메모리의 일정한 영역을 점유하고 하나의 프로그램만을 실행시키는 방식으로 286칩이 등장하기 전까지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메모리 할당방식이다.

보호모드의 등장은 PC의 활용범위 변화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PC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이래로 많은 컴퓨터 공학자들은 PC에서는 멀티태스킹이 필요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6백40의 기본 메모리도 상당히 큰 용량으로 생각해 OS를 리얼모드를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게 기본이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PC의 고급화와 더불어 사용범위가 확대되면서 리얼모드의 한계점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단순한 프로세서의 속도향상 뿐만 아니라 PC사용자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OS가 필요했던 것이다.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까지 PC OS로서 시장을 석권하던 MS도스 역시 일정기간 동안 멀티태스킹에 대한 염두없이 개발돼 사용자들의 성토를 감수해야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13만4천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된 80286은 OS가 프로그램 간 배타적인 메모리 할당을 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두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환경을 제공했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