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 무선 케이블TV 도입 필요성 갈수록 높아진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칼국수에는 칼이 없다. 그렇다면 유선(케이블)TV에 케이블이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 아직까지는 유선TV에 케이블이 들어 있지만 머지않아 붕어빵이나 칼국수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무선이 유선 전파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케이블TV 부문에서조차 「무선 케이블 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무선 케이블TV는 한마디로 전파 전송방식을 케이블에 의존하던 기존 개념을 완전히 뒤바꿔 무선으로 이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유선방송의 탄생 경쟁이 난시청 가구를 해소하기 위한 것임을 감안할 때 이처럼 케이블을 무선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은 거꾸로 무선기술이 얼마나 발전해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무선 케이블TV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은 현재에 어려움에 처해 있는 유선방송 시장의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특히 무선이 갖는 최대 장점을 살리면 지역 방송사업자의 사업구역이 협소하고 유선망 포설이 어려운 농어촌및 대도시 지역의 보급 확대가 훨씬 경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즉 방송 2주년이 지났는데도 각 방송 사업자의 운영이 본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중 하나가 전송망 포설 문제이기 때문에 무선이 이의 대안으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의 경우 동축 선로 매설비용은 피트당 2만5천달러에 이르고 광선로는 더욱 비싸다. 그러나 무선 케이블 TV는 가구당 약 4백50달러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통계가 나와있다.

국내 유선방송 역시 가입자 가구에까지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지역내에 가설된 통신선로를 이용해야 하고 분배기가 동원되며 가정내에서도 벽면을 뚫어 케이블을 연결한다.

아파트 지역등 기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가입자도 밀집해 있다면 그나마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가구가 산재있고 가입자 역시 별로 없는 산간 벽지나 도서지역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공사도 복잡할 뿐더러 인력과 시간에도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이것들은 모두 사업자와 시청자들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무선 케이블TV는 저렴한 망 구축비용과 이에따른 이용요금 인하, 확장시 빠른 서비스체제 대응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디지틀화를 통한 다채널화,고주파를 활용한 광대역 고속화들을 지향하고 있다.

이와함께 쌍방향 주문형비디오(VOD)를 비롯 초고속 정보통신망에도 연계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현재의 무선기술로 기존 케이블 방식의 화질이나 편리성을 재현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논란이 있지만 대안으로서의 위상은 갈수록 확고하다. 국내에서도 무선케이블 TV는 이미 시범 서비스단계에 돌입했다. 한국통신은 다지점다채널접속(MMDS) 방식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이동통신은 지역간 다채널전송(LMDS) 방식을 과천에서 시범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95년 3월 시작한 국내 케이블 TV는 벌써 방송 두돌을 맞았고 가입자수 1백50만 가구에 채널 역시 29개에 이르는 외형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유료 시청가구는 45만가구 이하에 불과하고 흑자를 낸 사업자는 손꼽을 정도이다. SO들의 월평균 수입은 1억4천여만원이 고작이다. 이 때문에 무선 케이블TV의 도입 필요성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