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화제] 출판사, 소프트웨어 메뉴얼 출간 경쟁

「대중성 있는 소프트웨어의 매뉴얼을 남보다 먼저 발간하라.」

최근 컴퓨터서적 전문출판사가 급증하면서 출판사들의 출간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소프트웨어 발매시점에 맞춘 1호 매뉴얼 출간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컴퓨터 출판계에서 첫번째 매뉴얼을 발간하고자 하는 이같은 경쟁은 판매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인데, 어느 출판사에서 가장 먼저 소프트웨어 매뉴얼을 출간하는가가 수익과 직결되는 최대의 관심사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출간된 한국컴퓨터매거진의 「3D 스튜디오 맥스」와 비앤씨의 「포토샵 4.0」, 대림출판사의 「윈도NT」를 들 수 있다.

지난해 출시된 3D 스튜디오 맥스는 윈도NT를 기본 운용체계로 하고 워크스테이션급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이전 버전인 3D 스튜디오보다는 상당한 기능적인 개선이 이루어진 프로그램. 사용자층 역시 폭넓어 그래픽 사용자들의 관심이 대상이 돼왔으며 이를 둘러싼 1호 매뉴얼 출간경쟁이 치열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컴퓨터매거진이 동종 업계에서 처음으로 3D 스튜디오 맥스 매뉴얼을 출간함으로써 서적판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경우다. 이 책은 출간과 함께 대형 서점의 각종 인기순위에 랭크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바 있다.

2차원 그래픽 편집 소프트웨어로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포토샵의 경우에는 최근 4.0판이 발표되면서 출판계의 출간경쟁이 붙었던 프로그램이다. 출판사에서 그래픽 스튜디오, 학교, 출력소 등 개인에서 업체에 이르기까지 고른 사용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 소프트웨어는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그 기능 향상이 큰 관심을 끌어온 바 있다. 따라서 컴퓨터 출판사도 포토샵 발매일정에 맞춘 출간경쟁을 벌여 이미 5∼7개의 출판사가 가장 먼저 출판을 하려는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윈도NT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그동안 잡지를 통해 간간히 소개되던 내용에서 탈피, 매뉴얼로서 출간돼 인기를 끌었다. 윈도NT는 이미 여러 차례 베타테스트가 실시됐고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한글매뉴얼이 없어 불편을 겪었던 상황. 대림에서는 지난달 윈도NT 매뉴얼을 최초로 출간해 출판계뿐만 아니라 컴퓨터 사용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같이 1호 출간이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매뉴얼 중 첫번째로 출간하게 되면 컴퓨터 사용자들의 관심이 고조돼 있는 상태에서 판매율이 급증하기 때문.

특히 경쟁이 치열한 활용서에서는 기획과 편집, 내용이 탁월해야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지만 1호 매뉴얼은 이같은 치열한 경쟁을 비켜가면서도 흥행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컴퓨터 전문출판사인 대림출판사의 한 관계자는 『비교적 안정적인 판매를 보장받을 수 있는 이같은 출간추세가 앞으로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출판사들의 해외 출판업계 동향파악과 국내 출간일정이 출판업계에서도 큰 이슈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올 4월 발매될 예정인 한글 노턴 유틸리티와 같은 대중성 있는 프로그램 발표일정과 외국 출판사들의 출간사례, 국내 출판사들의 출간일정 등을 파악하는 출판사들의 정보전쟁이 한층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