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최근 투자여력이 약해지고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자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품목에 대한 투자방침을 결정하지 못하거나 히트상품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투자부담과 수익성 대한 우려로 인해 당초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식기세척기가 최근 3년동안 30% 이상의 고속성장세를 보이면서 새로운 유망품목으로 부상하자 올해부터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안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현재 1개 모델로 식기세척기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신모델에 개발에 착수할 경우 최소한 20억∼3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부담으로 인해 프랑스, 이탈리아 가전업체로 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입하는 방식을 검토했으나 이 역시 대기업이 수입에 앞장선다는 비난을 우려해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표준해상도급 디지털 캠코더 시제품을 개발했으나 단기적으로 내수시장에서 성장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고 해외시장에서는 일본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상품화를 보류한 채 기술축적에만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디지털 캠코더가 차세대 캠코더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현재의 열악한 사업채산성과 가전부문에 대한 투자여력을 고려할 때 최소한 1백억원이상이 투입되어야하는 디지털 캠코더사업에 당장 손을 댈 수 없기 때문이다.
대우전자 역시 지난해 영상물의 등급에 따라 시청을 제한할 수 있는 「시청제한 VCR」를 개발하고 침체수렁에 빠진 VCR사업에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히트상품으로 육성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비디오 제작업체의 소극적인 자세와 1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광고, 판촉비용 부담으로 인해 본격적인 상품화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전업계의 관계자들은 『가전사업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경영층이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투자하기보다는 현실성을 중시한 신중한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연구개발이나 상품기획 담장자들의 운신이 폭이 크게 위축되고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