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디오공테이프업계가 세계시장에서 비디오공테이프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출가 하락 및 일부 바이어들의 농간 등 이중고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세계 비디오공테이프시장은 4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생산성 향상에 힘을 기울여 기존 설비의 팬케이크 생산량을 20∼30% 이상 늘렸으며 특히 코오롱, 효성 등 후발 업체들의 생산규모가 월 5백만개 규모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생산설비의 감축을 선언한 바스프와 3M 등 해외 유력 테이프 생산업체들도 당초 발표와는 달리 종전 수준의 물량공급을 유지함으로써 세계 비디오테이프 시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1억∼2억개 이상 초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새한미디어, SKC 등 국내 비디오공테이프업체들은 연초부터 수출가를 크게 인하하고 있는 데 현재 주력 품목인 팬케이크의 경우 지난해 말 1백피트당 8센트 수준에서 7.5∼7.7센트 정도로 떨어진 실정이다. 완성품의 경우도 거래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주력 수출시장인 CIS지역의 경우 비디오공테이프의 수출가는 개당 1달러40센트에서 1달러20∼1달러30센트선으로 10% 가량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공테이프 수요를 촉발하는 증가요인이 없어 세계 비디오테이프시장의 수급상황은 이른 시일 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수출가 하락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수출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동남아지역의 바이어들은 품질불량을 내세워 잦은 클레임을 제기하거나 국내 생산업체들끼리의 경쟁을 역이용, 비디오테이프의 가격 하락을 은근히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테이프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업체들마다 재고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수출가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업체끼리 협력을 통해 일부 바이어들의 농간으로 인한 피해는 사전에 막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