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산된 일본의 유명회사 컬러TV가 국내 창고형할인매장과 백화점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가격으로 할인판매되고 있어 국내 가전업체들의 TV판매확대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라이스클럽, 까르푸, 마크로 등 창고형할인점과 뉴코아, 신세계, 쁘랭땅 등 주요 백화점은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 소니사 컬러TV를 수입가와 맞먹는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일반소비자들의 구매를 유인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된 소니 29인치형 컬러TV 「KV27S20」의 경우 프라이스클럽, 까르푸 등 창고형할인매장에서 68만원∼71만9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90만원 이상에 판매될때에 비해 30%이상 하락된 가격으로 수입원가 60만원에다 일반관리비를 포함한 수입가격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의 소니TV 가격 하락은 수입원가 이하의 가격파괴는 아니지만 수입업체들이 우리나라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34인치형 소니TV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노마진 세일」에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가전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소니사의 34인치형 제품(모델명 KV32S25, 32V35)의 경우 분당, 일산 E마트에서는 1백30만원, 일산 마크로와 까르푸에서는 1백34만∼1백40만원선에 판매되면서 동급의 국산제품에 비해 오히려 30만∼1백만원정도 저렴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도권 신도시와 백화점에 위치한 각 지역영업담당자를 통해 소니 TV의 가격과 판매동향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실제로 제품을 구입해 자사 제품과 성능비교 시험을 실시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이들 수입제품은 국내 방송환경에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기능에서도 모두 국산제품보다 뒤지며, 주력시장으로 형성돼 있는 29인치형 제품의 경우 가격면에서 국산제품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34인치형의 경우에는 브라운관 생산이 불가능해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전업체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 일선 대리점에 외산 TV에 비해 국산제품의 성능이 우수하다는 내용의 홍보물을 배포해 국산 제품의 구매를 유도하는 한편 국내 업체간 34인치형 브라운관 공동생산추진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소니 TV는 일본에서 4~6년전부터 수요가 줄고 있는 구형모델들로서 음성다중, 스테레오 기능들이 없으며 수명과 브라운관의 수평곡율이 국산에 다소 떨어질 뿐 아니라 수입업체들이 애프터서비스 조직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고 있어 고장수리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연·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