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소니TV" 비상

「소니TV를 잡아라」.

올들어 저가 판매를 앞세워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소니TV로 인해 전자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전자3사는 물론 전자산업진흥회까지도 최근 저가로 판매되고 있는 소니TV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급속히 파고드는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대응책을 적극 강구하고 나섰다.

소니TV의 저가판매는 현재 수입업자 간에도 경쟁이 붙어 29인치의 경우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대당 68만원선으로까지 떨어졌다. 같은 매장에서 판매되는 29인치 국산TV에 비해 10만원 이상 싼 값이다.

이로 인해 소니 브랜드가 부착된 컬러TV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간 4만대가 팔렸으나 올들어 1,2월 두달 동안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인 데다 가격까지 낮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충분히 자극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는 그러나 소비자들이 이 소니TV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성능비교 시험 등을 실시하는 한편 소비자를 상대로 홍보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소니TV와의 성능비교 시험을 다음주 초에 완료하고 자사 TV의 우수함을 일선 대리점을 중심으로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컬러TV 사업부(OBU)와 마케팅부서 공동으로 시판중인 소니TV가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고 수입판매되는지 정확한 경로를 파악하는 한편 제품의 성능분석 결과를 다음달중에 밝힐 예정이다.

현재 미국산으로 표기된 소니TV중 상당수 제품이 북미자유협정(NAFTA) 역내 국가인 멕시코에서 생산돼 현지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한 것들로 알려졌다.

전자산업진흥회도 자체 조사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현행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는 對정부 건의를 준비하고 있다.

전자산업진흥회는 현재 정부 차원에서도 검토되고 있는 현행 수입관세율의 개선을 요구할 태세이다. 현행 수입관세율은 완제품과 중간재 등으로 나눠 중심세율을 정해놓고 일률적으로 부과됨으로써 제품 특성별로 차등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 수입품의 과세표준이 국산 컬러TV에 매겨지는 특별소비세보다 유리하므로 특소세 폐지나 개선을 다시한 번 촉구키로 했다. 이밖에 불법으로 수입한 제품에 대한 단속강화, 수입품에 대한 형식검정과 사후관리 강화 등 제도적 차원의 개선책을 건의할 계획이다.

전자산업진흥회는 이와 관련, 최근 업계 실무자 회의를 가진데 이어 다음주 초에도 다시 회의를 소집해 구체적인 건의내용의 가닥을 잡을 예정이다.

한편 일본에서 생산된 소니TV는 수입선다변화품목에 묶여 국내로 수입되지 못하고 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