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주 생산기술연구 원장은 20일 한국화학연구소(소장 이서봉)가 대덕단지 대강당에서 개최한 21세기 화학산업을 주도할 연구과제 선정 발표회에서 「출연연구기관의 제3세대 경영혁신」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출연연구기관의 경영혁신을 위해서는 정부 간섭을 배제하고 기관장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 관심을 모았다. 발표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60년대 후반 설립되기 시작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은 지난 30년간 연구기반조성, 우수연구개발 인력 양성 등 국내 과학기술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최근에는 20여개 전문연구기관으로 분화, 핵심원천기술 및 선도기술 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정부출연연은 민간기업 및 대학의 연구능력 증대, WTO, UR 등의 개방화 요구, 국제화에 따른 대외 경쟁력 강화라는 문제에 봉착해 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은 그 설립 근거가 민법 32조에 근거, 법적 지위가 민간기관이라는 점에서 연구과제의 지속성, 안정적 정부예산 확보 등에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또한 정부에 의한 기관장 선임, 3년밖에 되지 않은 임기, 정부부처의 예산에 예속돼 있어 연구소 스스로 정책결정이 어렵다는 점, 조직체계의 유연성 부족, 객관적인 기관평가가 어려움 등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출연연의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책적인 차원에서 산학연의 연구능력을 고려한 사회적분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산업기술은 민간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간접 지원하는 형태가, 기초, 공공, 장기대형복합기술은 출연연이 담당하는 사회적 분업이 이뤄져야 한다.
과기처 산하 22개 정부출연연은 기초연구와 공공복지기술, 장기대형 복합과제, 중소기업 지원역할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특성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기초연구 부문은 막스프랑크연구소, 산업기술부문은 프라운포퍼연구소, 대형연구기관은 헬름홀츠연구소 등으로 구성돼 있는 독일의 경우처럼 유형별 집단화를 통해 특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우리나라의 경우에 빗대어 보면 대학은 교육과 기초연구를, 국공립연구기관은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를, 정부출연연은 기초연구, 응용연구, 개발연구를, 기타 비영리법인은 응용연구를, 산업계는 응용연구, 개발연구, 상품화연구를 중점적으로 담당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출연연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이사회 중심의 운영체제를 구축, 기관장에게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조직의 경우도 책임경영단위로 소규모화시켜 각 연구실별로 전문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하며 인사조직, 조직체계, 인센티브, 재무회계시스템, 정당한 평가제도 등을 구축해 이를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 연구생산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변혁적 리더십을 갖춘 연구소장이 선임돼야 하며 연구개발부문에 고객지향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전=김상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