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하나의 사업만을 고집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경기흐름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개는 상호 보완적인 사업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의 기업풍토에서 한 분야만을 전문적으로 경영하는 것은 기술적 노하우 없이는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5년 동안 한 분야만을 고집스럽게 전문화하면서 기술적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이 있다.
금고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독수리표 선일금고의 계열사이기도 한 선일영상(대표 김장호)은 가상현실(VR) 분야만을 고집하는 두뇌집단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VR 분야는 최근들어 대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정도로 시장잠재력이 크며 기술적 파급효과가 높은 기술집약 산업이다.
선일영상은 그동안 맹아단계인 국내 VR 시장을 소리소문 없이 주도해 왔다.
선일은 지난 95년 CATV인 HBS 개국시 전프로그램의 ID 로고를 기획에서 제작까지 일괄수행한 것을 비롯 뉴스전문 CATV인 YTN의 지방의회 및 총선 선거방송을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득표상황을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입체화면으로 개발하는등 3D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MBC와 KBC 등 공중파방송의 각종 프로의 타이틀 및 로고 브리지를 바롯 현대강관과 현대자동차서비스 등 그래픽을 통한 기업 홍보영화 제작 등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기술을 바탕으로 경찰청 CCTV 감식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VR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선일이 이처럼 VR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시설투자와 인재양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선일은 VR의 필수장비인 실리콘그래픽스사의 인디 워크스테이션 20여대와 디지털 레코드 등 최첨단 실험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VR분야 권위자인 조지워싱턴대 제임스 한 교수와 한림대 전자공학과 문규교수를 자문역으로 두고 이들과 함께 최신기법 등을 적기에 활용하고 있다.
선일은 최근들어 VR 분야의 꽃이라고 불리는 시뮬레이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개발을 끝낸 자동차 및 중장비 모의 훈련시스템을 비롯 국방관련 시뮬레이션도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김장호 사장은 『국내에서 VR분야는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시장성은 그 어느 산업에 비해 높다』며 『선일영상은 VR분야 세계 최고기업이 되기 위해 전문가의 장기 해외연수를 비롯 외국 전문가를 직원으로 채용하는등 인재양성에 주력해 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정보산업의 핵심 기술집약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VR 분야는 애니메이션시장 이상의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이 분야만을 고집하는 선일영상의 행보에 더욱 더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