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기거점기술개발과제 등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장차 국내 소형 정밀모터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발표에 관련업계가 큰 기대를 보이고 있다.
통상산업부는 소형 정밀모터가 정보통신, 자동화기기 등의 핵심부품으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현재 전체 수요의 40% 가량을 수입에 의존할 정도로 국내 모터산업이 크게 위축돼 있다고 보고 집중적인 지원책을 마련,시행키로 했다.
이와관련,지난 20일 과학기술회관에서는 통산부,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KETI) 등 관련기관 및 업계 대표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소형모터산업 현황 발표회를 가졌다. 정부는 관련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업계 실태조사 등을 준비작업을 거쳐 조만간 구체적인 육성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가 적극 추진할 소형모터산업에 대한 집중 육성책은 크게 네 분야로 가닥을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소형 정밀모터를 98년도 중기거점 기획과제로 선정,중장기 개발과제로 집중 지원하는 방안. 이는 소형모터 개발의 실질적인 자금줄로 장차 연구조합을 활용,가시화될 전망이다.
두번째는 자본재 육성품목 지정을 통해 관련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시장전망이 밝은 제품을 조기에 안정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자동화기술 등 양산기술을 지원하겠다는 것. 현재 대상분야는 제어기기용 서보모터, 로봇용 기어드모터, 멀티미디어기기용 스테핑모터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핵심소재의 기술자립과 수급자급화를 위한 후방지원도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모터는 전자재료기술, 정밀제어기술, 금형기술 등의 복합기술을 요하는 품목으로 샤프트, 베어링, 센서, IC, 자석 등 여러 소재들이 조립된 모듈부품이란 점에서 단품개발보다는 소재류까지 포함하는 공통기술 개발이 중요하게 고려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부품공용화,표준화 등을 통한 세트업체들과 모터업체들과의 수급교류확대를 지원하는 것.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세트업계가 써주지 않으면 부품의 가치는 없다. 이에따라 정부는 소형모터연구조합을 활성화,이를 대표창구로 한 세트업체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마케팅 확대 차원에서 일본 처럼 소형모터 전문 전시회를 개최하는 방안,KETI등 국책연구소의 첨단 개발설비를 활용하는 방안,정부차원에서 전문인력을 양성, 지원하는 방안 등 정부의 이번 소형모터산업 육성책은 단순한 일회성 「반짝지원」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늦게 나마 국내 소형모터산업 확고한 육성 의지를 천명하고 나선 것은 여러각도에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소형모터가 핵심기간부품의 하나임에도 불구,주요 부품중 가장 국산대체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 실제로 전자산업진흥회 조사자료에 따르면 현재 소형모터 자급률은 63~65%선에 머물고 있다.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전지 등 일부 유망성 부품에 국한되고 있는 정부의 전자부품산업 지원 대상을 앞으로는 일반 부품으로 다변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도 많다. 정부가 최근 반도체업계의 고전을 계기로 그동안 일부 부품에 지원을 집중,국내 부품산업이 불균형발전을 지속한데 따른 후유증을 실감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가 사람의 「머리」,디스플레이가 「얼굴」,전지가 「심장」에 각각 비유된다면 소형모터는 사람의 「수족」에 비견된다』고 전제하고 『수족이 불편하면 사람이 제구실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소형모터산업이 취약하면 국내 전자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며 이번 정부의 욱성책이 국내 소형모터산업 회생의 일대 전환점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