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16MD램 가격 상승세 지속될 듯

지난 2월 초부터 바닥세를 탈출해 완만한 상승기조를 보여온 16MD램 가격은 2, 4분기가 시작되는 내달부터 오름세가 한층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시장분석 기관들이 2, 4분기 이후 16MD램 가격을 낙관적으로 보는 근거는 대략 두가지. 우선 통상 2, 4분기가 PC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몰려 D램의 수요가 1, 4분기보다 30% 가까이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이 크다는 점을 들고 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세계 유력 PC업체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MMX CPU를 내장한 신제품들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들 PC의 메인메모리 용량이 평균 32M(모듈)여서 MMX PC출현에 따른 메모리 수요증가 요인만도 5% 이상이 될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 PC 증가율도 전년보다 3%포인트 정도 늘어난 20%에 이를 것으로 보여 비트 수 기준으로는 D램 시장이 지난해보다 거의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가 2, 4분기에 기대를 거는 더 큰 이유는 이같은 수요증가세에 따른 시장변화보다는 갈수록 뚜렷해지는 감산여파다. 한, 일 업체들의 본격적인 감산노력이 이루어진 지난 2월만 해도 수요업체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반신반의」였고 따라서 가격상승폭도 당초 반도체 공급업체들의 기대에는 못미친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달에 들어서면서 한, 일 업체들의 감산노력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고 오히려 감산대열에 참여하는 업체들의 수가 늘어나자 분위기는 급전됐다.

실제로 이달 중순 이후에는 동남아지역은 물론 미국의 일부 현물(스폿)시장에서 16MD램의 개당 가격이 10달러를 호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일 반도체 업체들이 스폿시장 물량공급을 최대한 억제한 이후 홍콩과 미주지역의 「큰손」들이 가격상승을 막기 위해 실수요자 위주로 판매하는 식의 재고운용에 주력해온 점을 감안할 때 10달러 돌파는 큰 의미가 있다.』(노무라연구소 선임연구원) 이는 현재의 시세가 가수요 등 거품이 제거된 가격이라는 점에서 시장분위기에 따라 얼마든지 큰 폭의 상승기류를 탈 수 있음을 뜻한다.

반도체협회의 김치락 부회장도 『윈도NT, MMX 등 새로운 시장의 부상으로 인한 수요증가세와 미국과의 통상마찰 조짐 등은 4월 이후 D램 가격 오름세를 부추기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대부분의 시장재고가 바닥난 상황이어서 상승폭은 1, 4분기보다는 분명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D램의 주 시장인 PC업체들을 비롯한 유력 OEM 거래처들의 변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2월까지만 해도 국내 반도체 3사는 물론 일본 D램 업체들에도 한달치 이상의 주문을 꺼려오던 OEM 거래처들이 최근 가격불문하고 2∼3개월치 이상을 주문, 물량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퀘스트의 마케팅담당자도 『현재의 D램 가격 오름세에 제동이 걸리려면 한, 일 업체간 감산체제에 균열이 일어나 공급과잉 현상이 재현돼야 하는데 16MD램 가격이 차세대 64MD램 가격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D램 업체들의 공조체제는 쉽게 깨지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