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가전제품 수출을 주도해온 컬러TV와 VCR 등 영상기기 산업의 구조조정이 급진전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컬러TV와 VCR에 대한 전자3사의 해외 현지 생산이 크게 확대되고 또 현지판매가 국내생산을 통한 수출을 앞지르는 등 본사 중심의 사업구조가 해외현지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데다 이들 영상기기에 대한 본사의 사업전개가 멀티미디어 개념으로 급선회함으로써 일시적인 공동화 현상마저 빚고 있다.
컬러TV의 경우 러시아를 포함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을 중심으로한 개도국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수출증가세도 계속되고 있으나 직수출 비중은 LG전자 65%, 삼성전자 55%, 대우전자 50% 등으로 낮아지는 대신 현지생산을 통한 판매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전자3사도 중장기적으로 현재와 같은 컬러TV의 수출증가를 기대하기가 곤란하다고 보고 해외현지 생산을 통한 판매를 확대해가고 본사 공장은 디지털TV 시대에 대비,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해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쪽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하고 있다.
VCR 사업조정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직도 대당 10달러에 이르는 로열티와 공장가동 비용부담(대당 7달러선) 등으로 국내 본사의 생산제품이 동남아산 일본 브랜드 VCR와의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상황이어서 국내생산과 투자를 크게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VCR 사업부 인력중 일부를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사업부서 등으로 전환 배치하는 한편 VCR 생산원가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중국공장 등에서 수입 시판해 공백을 메우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로인해 VCR 수출은 지난 1월중 40.3% 감소한 7천1백만달러에 그치는 등 지난해에 이어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상기기 특히 VCR의 국내생산을 통한 수익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면서 『앞으로 디지털 가전제품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때까지 이러한 구조조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윤재 기자>